2021 독일총선 스케치, 각 정당들은 무슨 주장을 하고 있나? ② 기민당, 좌파당, 자민당, 독일대안당

공식 관리자
2021-09-27
조회수 347


2021 독일총선 스케치, 각 정당들은 무슨 주장을 하고 있나? ② 기민당, 좌파당, 자민당, 독일대안당



- 정순영 정치발전소 회원(독일 베를린 거주)



*1부에서는 개인적으로 관심가는 녹색당과 사민당 선거물을 중심으로 두 정당의 정책을 훑어봤다. 2부에서는 기민당, 좌파당, 자민당, 독일대안당 각 정당 선전 문구와 플래카드 사진을 살펴보고, 눈에 띄는 신생 단체와 정당을 간략 소개한다. 또 지역 축제에 참여한 정당들 활동 스케치와 TV토론, 이번 선거에 대한 시민들 솔직한 이야기를 몇 개 나눠본다.

  

각 정당 선전 문구

 

기민당 선전 문구 - ‘독일에서는 국가보다 사람이 우선이다’라는 보수당스러운 안정적이고 일반화된 문구 사용.

 

"확실히 (안보로). 독일을 함께 만든다."

"노년에 좋은 삶을 위해. 독일을 함께 만든다."

"가족을 강화한다. 독일을 함께 만든다."

"기후를 보호한다. 일자리를 만듭니다. 독일을 함께 만든다."

 

사진 - 위 기민당 플래카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연륜있는 정치인들. 안정감을 강조한다.

아래는 좌파당 플래카드. 각 직업군들 사진과 해당 직업군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시리즈화.

 


좌파당 선전 문구


"거주가 사치품이 되지 않도록: 임대료 상한제. 지금!"

"공평하게: 퇴직 연금은 높이고 퇴직 연령은 낮추고. 지금!"

"교육과 사회를 위해: 재산세. 지금!"

"기후 목표: 버스와 기차는 어디에서나 무료로. 지금!"

 

사진 - 택배 종사자 직업군 사진 밑에 ‘노동 착취하지 않도록 보호’

 

 

독일대안당 선전 문구


"나는 밤을 사랑하지만 귀가는 아니다. 안전한 도시를 위해."

"아버지는 무엇을 위해 독일에 오셨는지요? 독일의 주도문화를 위해."

"코로나 패닉: 손을 씻어야지, 세뇌는 말고”

"베를린은 우리 소보다 더 많은 똥을 만든다. 농민을 위한 공정성."안된다."

 

사진 위 - 집권당인 보수 정당 기독교민주당 포스터 - ‘우리의 베를린, 준비된',

아래는 독일대안당 포스터. ‘자유는 협상이 아니다!’

 

자민당 선전 문구 (사진 없음)


"세금 인상은 호황에 대한 방해공작이다."

"경제 기적. 독일에서 만든다."

"금지하는 것보다 발명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위해."

"지금은 할 일이 가장 많을 때다."


 

 

 

소규모/신생 정당과 단체 

 

54개의 정당이 출전하는 9.26 선거.

그 중에서 의회에 진출한 정당들은 대략 살펴봤고 나머지 소수 정당과 단체들 중에 플래카드나 지역 행사등에서 인상적이었던 볼트(VOLT), KLIMA LISTE, 동물보호정당, MLPD 를 사진으로 들여다봤다.

 

 

유럽통합 중심 정당 - VOLT (2017 신생)

 

VOLT (에너지를 상징)

2017년 브렉시트 대항하여 전 유럽 젊은층을 중심으로 설립

2019 다미난 뵈제라거가 유럽 의회에 선출됨

30개 국가 5만명 지지자

2021 네덜란드 의회에 3명 선출

뮌헨,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크, 쾰른에서 행정책임자 선출

 

 


사진 - 아래 플래카드가 유럽중심당 VOLT. ‘빠른 것은 섹시하다 - 스톡홀름처럼 많은 볼트, 보다 넓은 광역서비스’ ‘미래 made by EUROPE’

 


사진 - 젊은이들 많이 모이는 인터내셔널 컬처의 본산지 장벽 공원에서 매주 설명회를 갖고 있다는 볼트 사람들과 참가자들. 뒤에 볼트 옷 입은 사람이 연방의회 선거 비례후보.

 

 

기후위기 이슈 중심 정당 - KLIMA LISTE


사진 - 클리마 리스테 플래카드 ‘ 지역을 위해, 기후를 위해'


사진 - 유기농 장터에 나온 클리마 리스테 부스. 정당보다는 동호회 느낌.


사진 - 동물보호정당 플래카드 ‘무기수출 금지!’

 

사진 - 동물보호 정당 ‘동물들에게 보다 넓은 생존 공간을'


 사진 - 동물권 활동하는 단체에서 만든 전단지. ‘동물 실험’ 찬반에 관한 정당별 선거프로그램 여부가 표시돼 있다.

 기민당과 자민당 빼고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동물보호당이 동물 실험 반대.


사진 - 아래 극좌파 정당 MLPD ‘노년 연금 보장& 노동시간 단축'

 

 

 

선거 분위기

 

9월 6일 발표된 여론조사 업체 인자의 조사에서 사민당은 26%, 기민-기사련은 2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야당인 녹색당은 15.5%, 자유민주당은 12.5%였다.

기민당 사민당 녹색당 연정에 실망한 사람들이 어느 당을 선택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일텐데, 좌파당의 상승세도 보이고 최근 들어 사민당이 당수 슐츠의 지지도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 사민당 지지자들을 흥분하게 하고 있다.

160년 오랜 역사를 가진 사민당이 2017년 선거에서 세가 꺾여 추락하는 느낌이어서 안타까웠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선거권은 없지만) 나도 기대 중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민당과 녹색당 지지율을 합쳐도 과반에 한참 모자라, 총선 뒤 누가 집권할지는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찰을 더 배치해서 안전한 사회 만들겠다는 기민당, 디지털화와 친환경도시에 힘 쏟겠다는 사민당, 기후위기에 맞서는 더 담대한 실행이 필요하다는 녹색당, 도이체보넨 몰수 국민투표에 유일하게 손 든 좌파당, 기업에 세금 낮추고 더 발전하자는 자민당, 밤거리 안전 강조하며 더 강한 독일 만들자고 부추기는 대안당…그리고 수십개 소수 정당들의 발랄하고도 놀라운 구호들이 인상적이다. 각양각색의 목소리들이 거리에 붙은 플래카드에서 들려온다. 공영방송에서는 주요 정당 인사들만 등장하지만 사실 거리, 축제와 같은 일상 속에서 정치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독일(베를린)의 큰 매력인 듯. 그나저나 9.20일 사민당 당수 슐츠가 발표한 초부자에게 매기는 부유세 2%에 지지자들은 환호하고 기득권들은 당혹스러워한다. 과연 유권자들은 어떨까. 술렁술렁 할 것 같다.

 

도이체보넨 몰수 국민투표도 베를리너들에게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결과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민투표 기준 인원이 충족되면 (여세를 보아 무난히 충족될 것으로 전망. 아직도 시내 곳곳에서 전단과 서명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베를린시 당국은 국민투표 부친 내용에 대한 방침과 정책을 밝혀야 한다.


2019년 도이체보넨 몰수 국민투표의 시작을 파악할 수 있는 관련 기사

http://www.vop.co.kr/A00001396541.html


사진 - 위 : 도이체보넨 몰수 국민투표를 독려하는 플래카드. ‘베를린이 우리의 집이 되도록'

 

16년 집권 메르켈 이후의 수상이 누가 될 것인가를 두고도 당연히 관심이 뜨겁다. 9월 19일 있었던 공영방송 토론회에서 기민당 총리 후보 아민 라쉐트는 중부지역 대홍수 현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연설하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뒤편에서 실없이 관계자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이 포착된 후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고 있고, 토론회에서는 여성 진행자가 미키마우스 만화가 나왔던 수십년 전부터 심지어 만화에서도 기후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동안 기민당은 뭘 했냐는 공격에 속수무책 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럴 수 밖에…) Late Night Berlin 이라는 심야 토크쇼에선 이런 결정적 장면을 코믹하게 연출하면서 비판적 칼날을 높이던데, 녹색당 총리 후보 아날레나 베아복을 토크쇼에 초대해서 즐겁게 이야기나누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현장스케치

 

1. 선거 3주 전

서쪽 지역 (샬로텐부르크 구) 지역 자원봉사자 축제에서 만나 본 정당 부스 스케치

 

자원봉사 활동이 활발한 독일에서는 곳곳에서 틈만 나면(?)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9월초 베를린의 서쪽 지역 샬로텐부르크 중심가 빌머스돌퍼 거리에서 열린 자원봉사자 축제에서는 약 3주 남은 9.26 선거를 준비하며 주요 정당들과 단체들이 부스를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열심히 활동을 알리고 있었다. 녹색당 당원들은 평상시에도 이 거리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며 가장 열심인데, 이 날도 다양한 홍보물을 준비해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홍보물 종류로 보면 좌파당이 압권이었는데, 샬로텐부르크 구 의원으로 출마하는 젊은 후보는 어떤 질문을 던져도 성실하고 친절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사진이 담긴 홍보물을 건네며 웃는 모습을 보니 좋은 결과를 빌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사민당은 연령대가 높은 당원들이 앉아서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안정적인 연금생활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샬로텐부르크 구의 지역적 특성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동쪽 지역 크로이츠베아그는 젊은 사민당원들이 꽤 보이는등 좀 다른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기존 정당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원내로 진입하려는 신생 정당, 동물권 활동하는 단체, 기금을 모으려는 단체등 다양한 목적의 모임들이 베를린 시민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외국인들이 배우는 독어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사회참여'는 매우 중요한 주제로 다뤄진다.

2017년 선거때만 해도 거리에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 사인을 붙이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는데, 올해는 지역 축제에 부스를 설치해놓고 행인들에게 커피와 빵을 제공하고 그 부스에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달라진 풍경 앞에 기가 막혀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바로 옆 부스 동물권 보호를 외치는 단체에서는 ‘맨날 행사 나오면 대안당 옆자리인게 너무 싫다’며 싸늘한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워낙 쌀쌀한 날씨 탓이었는지 부스 중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웅성거린 곳이 독일대안당 부스였으니...부디 이것이 선거를 대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아니었기를 바랄 뿐. 사실 이번에도 대안당 플래카드 붙이는 사람들과 시민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는 모습이 없지는 않았는데, 설전한다고 해도 ‘대화’를 하는 정도이지 멱살잡이 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선 대안당 이름 부분을 접어 가려서 선거문구만 노출된 재미있는 플래카드를 보기도 했지만, ‘어떤 이야기도 말할 수 있다’는 사상의 자유를 강조하는 독일 사회 분위기는 여전하다.

다만 확실히 한국의 경기도 같은 브란덴부르그 주에서는 독일대안당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독지역을 중심으로 극우정당이 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외부와의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역적 폐쇄성이 외국인 대상 혐오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시민들의 상식을 믿어 볼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사진 - 홍보물 열심히 나눠주고 있는 좌파당 샬로텐부르그 구 구의원 후보 니클라스. 홍보물에 나온 사진과 똑같이 생겼다.

 


사진 - 샬로텐부르그 구 축제의 사민당 부스

 


사진 - 오른편 독일대안당 부스 왼편에 기독교 실천 단체 디아코니아 부스가...참 아이러니한 배치.


사진 - 행사에서 받아 온 각 정당과 단체 홍보물. 좌파당(LINKE)이 압도적인 홍보물 & 굿즈 맛집(?).


사진 - 맨 위에 선거물이 독일대안당 플래카드인데 정당 이름이 접어 올려 가려져 있다.(접힌 뒷부분에 살짝 보임)

 

 

2. 선거 2주 전

동쪽 지역 (크로이츠베아그 구) 유기농 시장 행사에서 만나 본 정당 부스

 

우연히 찾은 이민자들 많은 활기찬 크로이츠베아그 유기농 시장에서도 다가온 선거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기후위기를 중점 사안으로 하고 있는 클리마 정당과 동물권 보호 단체등 샬로텐부르그 구 행사에서도 볼 수 있었던 정당과 단체들이 모두 나와있었다. 유기농 시장 특성에 맞게 ODP도 나와있었는데 가족들이 모두 나와서 아이들도 부모님이 시민들 대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때로는 시민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며 즐거워 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아이들이 Friday for Future 시위에 나가는 것이겠지? 휠체어에 앉은 중년의 좌파당원은 전에 구의원을 했었다고 하는데, 크로이츠베아그 젊은 좌파당원들이 안내하고 있는 부스 앞에서 시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샬로텐부르크 구 축제에서 젊은 구의원 후보를 만났다고 하자 많이 반가워하며 이름을 확인하고는 환한 표정이 되었다. 도이체보넨 몰수 투표에서 오직 좌파당만이 찬성표를 던진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고 메르켈 집권때 독일이 아프가니스탄에 군대를 보냈던 것, 그리고 작금의 상황이 빚어진 것을 격렬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 시기의 대응과 기민당의 마스크 스캔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위기의 시절에 집권당이 보여준 무능함은 엉망진창 수준이었다고 신랄하게 공격하던 그들은 독일에는 사회를 새롭게 하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고, 그 틈을 파고 들어 온 독일대안당에 그 자리를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편 서독 출신의 남성은 이런 견해의 좌파당에 대해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동독시절의 사고방식을 가져오려고 하는 것 같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는데, 이 모든 대화들이 ‘토론은 격렬하지만 대화를 마치면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안부 잘 하고 헤어지는' 방식이라 지켜보면서도 안심이 되었다. 보통은 그렇지 않게 끝나는 어떤 나라 어떤 상황을 떠올리며…

 

사진 - 분노하는 당근이 그려진 유쾌한 좌파당 부스. ‘바로 지금!’ 이라고 외치고 있다.

 


사진 - 유기농 장터에 나온 녹색당 부스. 독일 새 정치를 열고자 했던 BUNDNIS 90과 녹색당의 연합이 현재의 녹색당.

 

사진 - 유기농 장터에 나온 생태민주당 ÖDP. 가족친화적 자원봉사자들.

 

 

3. 선거 1주 전

9.18 시위 현장에 함께 한 지역구 정치인들

 

베를린 모아빗 평화의 소녀상 1주년 행사에 참여해서 전쟁시 여성 피해를 고발하는 목소리에 함께 한 독일 지역구 정치인들이 인상적이다. 선거는 선거라 지역구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에 지역 정치인들은 반드시 등장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녹색당 시장이 일하는 미테 구에서 처음에는 설치허가를 내주었다가 일본 정부의 압력을 받은 외무부 장관 하코 마스가 미테 구청에 압력을 넣어 설치를 취소하려고 하면서 크게 문제가 불거져, 지역 시민 단체와 시민들, 정치인들이 모두 벌떼같이 일어나 취소를 막아낸 지역 연대 운동의 대표적 케이스다.

당시 존치에 찬성표를 던졌던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 지역구 후보들이 나와서 행사에서 한마디씩! 물론 그때 반대했던 정당은 나오지 않았다는 뼈 있는 한마디도! 현장에서 시민들을 만나면서 정당의 신념을 어필하고 표를 얻는다. 미테지구는 유독 녹색당이 강한데, 이번에 불고 있는 사민당 지지율 상승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녀상 영구 존치를 목표로 활동하는 코리아협의회 회원들은 어느 정당에 손을 들어줄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역정치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사실 정치란 이렇게 시민 개개인의 경험에서부터 출발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진 - 위에서부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녹색당 구 후보, 그 아래 사진은 사민당 구 후보,



사진 - 위는 녹색당 미테 지구 후보 ‘모아빗 출신, 사회적 베를린을 위해',

아래는 이민지에게도 선거권을 달라고 주장하는 극좌 정당 MLPD.

 

 

사진 - Bündnis 90/Die Grünen Berlin 페이스북 페이지에 9.21 올라온 사진 - 1일, 12개 구역, 12회 대중교통

 

 

 

TV 토론

 

1. 독일 선거 2주 전.

주말 저녁 시간 공영방송 ARD는 총리 후보 세 명 토론으로 뜨겁다.

세 명의 직접 토론, 마치고 보건부 장관 기민당 소속 얀 슈판과 녹색당, 사민당 정치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자 Anne의 사회로 토론 중간과 후반 설문조사를 분석.


첫 사진 왼쪽부터 사민당 슐츠, 녹색당 베아복, 기민당 라쉐트. 화기애애하게 시작했지만 기후위기, 라쉐트 스캔들(작년 그가 재무장관 재임시절 불거진 경찰의 재무부 사찰(?) 문제)부분에서 엄청 뜨거운 토론이 진행되었다. 그래도 자기 할 말 다 하면서도 너무 험하게는 안간다.

정치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 ‘Anne will’ 의 Anne 는 참 노련하게 진행 잘 하고 여성 세 명에 남성 한 명 패널 구도도 좋다. 독일에선 정치는 ‘여성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기는 16년 재임한 메르켈을 두고 어린 남자 아이들이 ‘총리는 여성만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질문한다는 농담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주목받는 지점중 하나는 사민당 슐츠의 안정감있는 태도와 오랜 경험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과 사민당 정치인 올라프 슐츠가 ‘16년 메르켈의 독일’을 새로 맡게 된다면? 이다.

개인평으로는 신뢰감을 주는 말투와 신중한 태도, 기존 행정가로서의 경력과 연륜등,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는 느낌이다. 지인중에는 외모 인상평을 즐기는 이가 있는데, 슐츠가 마침 성도 ‘올라프’여서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올라프처럼 ‘귀엽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생각의 자유가 존중되는 독일이다.


사진 1 - 어떤 후보가 가장 공감이 갔는가? : 기민당 라쉐트 18, 사민당 슐츠 34, 녹색당 베아복 39

어떤 후보가 가장 경쟁력 높다고 보는가? : 기민당 라쉐트 26, 사민당 슐츠 49, 녹색당 베아복 18



사진 2 - 어떤 후보가 가장 신뢰가 가는가? : 기민당 라쉐트 26, 사민당 슐츠 39, 녹색당 베아복 26

어떤 후보가 가장 변화에 액티브할 것 같은가? : 기민당 라쉐트 25, 사민당 슐츠 28, 녹색당 베아복 41

 


사진 3 - 어떤 후보가 가장 설득력이 있는가? : 기민당 라쉐트 27, 사민당 슐츠 41, 녹색당 베아복 25

 

2. 선거 3일 전


공영방송 ARD 토론회 - 기민당, 사민당, 녹색당, 그리고 자민당, 기사당, 독일대안당 대표가 모두 출연해서 선거 쟁점을 두고 토론. 아무래도 여러 참여자들이 많은 이슈를 놓고 설전하다보니 정해놓은 시간을 철저하게 지켜가며 진행을 할 수 밖에 없었겠다 싶다. 그래서인지 특이점은 별로 없었고 기존의 입장들을 간단하게 언급하는 정도들이었다.

 

시민들의 생각 

 

40대 서독 출신 남성 A - ‘기존 연합정당들에 신뢰가 모두 사라졌다. 특히 코로나 대응책을 보면서 실망을 많이 했다. 체계도 없고 너무 미적거렸고 이전부터 의료서비스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녹색당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제도권으로 들어간 후 친기업적이 된 듯 한 모습에 실망했고(특히 오가닉 섹터에서 인증을 남발하는 듯 한 모습에 실망), 해적당도 지지한 적이 있지만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좌파당을 찍을 예정. 도이체보넨 몰수 투표에 유일하게 찬성하는 정당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기존 정당들에 큰 염증이 느껴져서다.’

 

50대 동독 출신 여성 S - ‘160년 정당 역사를 가진 사민당을 지지해왔다. 지난 선거에서 기민당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 같아서 실망스러웠지만, 최근 슐츠가 무리하지 않고 착실하게 행정가로서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도이체보넨 ‘몰수’ 국민투표와 같은 방식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그 의의는 존중하지만 사용하는 단어도 그렇고 너무 급진적으로 진행되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고 본다. 차라리 더 많은 주택을 지어서 필요한 사람들을 수용하자는 사민당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다.’

 

 

남은 생각

 

독일 선거를 2017, 2021 두 번 지켜보면서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한국 총선 대선 상황과 참 많이 비교하게 됐다.

사회 정치 문화 모든 면에서 다른 두 나라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지만, 상대후보 비방과 모략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에 집중하게끔, ‘의제 설정'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언론의 역할은 많이 부러운 부분이었다. 사실 이런 언론 뒤에는 이를 가능케 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있다고 본다. 투표율이 70%가 넘는, 정치 참여를 통해 나와 사회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구성해가는 독일 시민들이 있기에 정치인들은 직업적으로 비전을 가지고 젊은 시절부터 훈련과 검증을 거쳐 성장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한다.

 

베를린 사는 한국 시민들이 만든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알고 싶어서 만든) 앱 이야기다.

2017년 독일 총선이 있던 해, 한국에서도 대선이 있었다. 베를린에서 ‘정치를 알지 못하는 한국인’들이 독일 선거에서 개인의 지향과 정당 정책을 매치하는 시스템 ‘whal o mat (발 오 맛)’ 을 보며 영감을 받아 우리도 뭔가 해보자 의기투합 했었다. 그렇게 탄생한 ‘정알못' 앱.

이 한국판 ‘whal o mat (발 오 맛)’ 은 유럽과 한국, 미주대륙을 가로지르며 시민들, 기획자, 개발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어떤 대통령이 나의 생각과 적합한 정책을 주장하는가'를 살펴볼 수 있게 도움을 제공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엄선한 한국 사회 의제들 각 문항마다 답을 해가면 40여개의 질문을 마친 후 본인의 지향에 적합한 대통령 후보들의 퍼센테이지가 산출되는 방식. 질문지는 각 후보 선거본부에 보내서 답을 얻은 것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아쉽게도 5월 선거에 임박해서나 안드로이드 앱이 완성되는 바람에,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많은 한국에서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 때 생업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공부하고 의제를 추리고 한국 선거본부들과 접촉하고 몇 대륙에 흩어져 있던 개발자들과 소통해서 최종적으로 만들어 낸 앱 정알못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정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다. 시민참여가 활발한 베를린의 기운이 이 모든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국의 정치 상황과 조금은 떨어져 있던 것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그에 대한 이성적 분석을 할 수 있게 한 계기가 되기도 한 것 같다.

우스갯 소리로 ‘한국의 선거관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을 우리가 한다’는 말을 하며 불평(?)하다가도, 이게 또 해외 나와있는 한국인으로 경험할 수 있는 보람이지 하고 웃었던 기억이 새롭다.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개발자, 기획자 부부를 비롯해, 그냥 ‘보통’ 사람들이 그냥 정치가 ‘궁금해서’ 만나게 되었고, 함께 작업하며 정치라는 것, 정치인이라는 존재, 그들의 선거 공약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들여다보고 나의 일상과 연결지어 인식하게 되면서, 사회와 나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데 큰 배움이 되었다. 이런 참여의 기회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사회도 생각해봤다.

먹고사니즘만이 우리를 지배하는 사회는 얼마나 팍팍한가? 결국 내가 살아가는 사회 구조를 다른 사람들 손에 맡기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내가 속한 사회를 구성하는데 나도 한 몫을 하고 싶다는, 해야 한다는 시민으로서의 자각이 가능한 사회. 그런 한국 사회로 우리는 가고 있다고 믿고 싶다.

현재 한국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분야 중 가장 후진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정치.

사실, 나의 무관심과 우리의 무지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일상에서 눈을 돌리지도 못하게 일로 몰아쳐대는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 악순환의 뫼비우스 띠를 끊으려면, 내 주변에서 작게라도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있는 씨앗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희망은 여기에 있다고도 저기에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어떤 사안 앞에서 습관적인 불평과 비난과 손쉬운 포기에 앞서 책 한 권을 더 보고, 정책을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조금 더 나아가 지금부터라도 될성부른 새싹들을 키워보면 어떨까.

우리의 2022년이, 그리고 그 후로도 우리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정치의 양상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사실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니까.

 

<참고>

독일 발오맛 웹싸이트

https://www.wahl-o-mat.de/

 

54개 정당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페이지

https://www.wahl-o-mat.de/berlin2021/app/main_app.html

 

 

※ 독일 선거 맥락은 조선희 작가의 ‘상식의 재구성'을, 각 정당 선거문구는 독일 뒤스부르그 대학 하네스 모슬러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참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