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처음>
서울사람들이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책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고향에 돌아가 작은 서점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던 청년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겉으로는 ‘멋지네~’라고 답해 주었지만 머릿속에서 질문은 맴돌았다. ‘왜? 굳이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와‘지방에서 서점이 운영 가능할까?’ 라는 두 가지 질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1년여 후 정치발전소는 ‘서점’을 창업하게 된다.
여하튼 처음 머릿속에 들었던 두 가지 질문은 이후로도 진행형이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계약직이지만 도서관 사서로 자리를 잡았고 인적 네트워크도 제법 서울에서 쌓였는데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려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부산도 대도시이고 서울도 대도시라면 서울에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정치적으로는 ‘지방소멸’을 비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그의 답변은 뭔가 모호했는데 여하튼 ‘고향’이라는 것이었다. 고향이라고 하려면 시골을 의미해야 하는 것 아닐까? 도시도 고향이 될 수 있을까? 그는 나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3년 만에 ‘책’을 통해 나에게 전달해왔다.
이 책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처음 – 갈피 못 잡는 청춘의 삶에 꽂은 당신의 책갈피』이다. 저자는 부산의 경성대학교 앞 뭔가 운치 있는 골목에서 <당신의 책갈피>라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이다. 4년 전 필자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서점을 하고 싶다고 답했던 청년이다. 저자와의 개인적 인연이 있는 관계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위해서는 저자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저자는 고향인 부산에 대한 애정이 크다. 책에서도 계속 이야기하듯이 그것은 애정이라기보다는 어떤 ‘자존심’에 가깝기도 하다. 여기도 청춘들이 있다. 지방의 청춘들도 똑같이 연애하고, 취업하고, 고민한다는 말에 가깝다. 그리고 그러한 애정과 자존심은 자연스레 메가 서울로 대표되는 서울공화국에 대한 미시적인 영역에서의 분석과 비판적 관점으로 발전되고는 한다. 그러다보니 지방소멸, 지방청년 문제에 대한 은근한 전문성으로 과시되기도 한다.
저자의 꿈이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서점을 차리는 것이었던 만큼, 그리고 그것이 다른 어떤 직업을 하다가 뭔가 창업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서점을 창업하는 것이 꿈 그자체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택했던 직업도 도서관 사서였고 그 경력과 서울 살이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당신의책갈피>라는 서점을 창업했다. 단순히 책만 파는 서점은 아니다. 부산에서 ‘책’을 통해 만나고 싶은 청년들을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서울에서는 하루에도 수 십 개가 열리는 다양한 정치사회분야의 이야기들을 부산에 직접 소개하는 역할도 하는 서점이다. 저녁 시간대에는 청춘들의 방황과 설레임이 꽃피는 뒤풀이 자리로 역할하기도 한다. 공간의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또 그렇다고 청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에 불편할만한 크기도 아닌 서점이다. 소중한 공간이라는 말이 적당히 맞아 떨어지는 서점이다.
저자는 세상일에도 관심이 많다. 이 책 『세상의 모든 처음』은 사실 저자 개인의 서사와 곁들여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 청년의 독립서점 창업기는 아니다. 왜 대한민국의 모든 생각은 서울을 중심으로 말해지는가? 거기에 지방에 있는 청년들의 삶은 왜 빠져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한 채 세상에 말을 건넨다. 그 정체성은 ‘서울 살이를 하고 고향에 돌아온 지방청년’이다.
어쩌면 지금 지방소멸 그리고 인구위기 문제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정부 각 부처들과 전문가들이 가장 칭송할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인위적으로 자신을 특별히 칭찬받을 존재로 말하고자 하는 마음이 1도 없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가 특별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고 평범한 이야기이기를 원하는 듯하다. 이 책 『세상의 모든 처음』은 그렇게 자연스럽고 평범한 지방청년들이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을 우리에게 담백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인구대책, 지방소멸대책을 다룬 어떤 보고서나 르포보다 더 치밀하고 또 날카롭기도 하다. 이 책은 그래서 서울사람들이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일독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처음>
서울사람들이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책
조성주 정치발전소 상임이사
고향에 돌아가 작은 서점을 여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던 청년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겉으로는 ‘멋지네~’라고 답해 주었지만 머릿속에서 질문은 맴돌았다. ‘왜? 굳이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와‘지방에서 서점이 운영 가능할까?’ 라는 두 가지 질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1년여 후 정치발전소는 ‘서점’을 창업하게 된다.
여하튼 처음 머릿속에 들었던 두 가지 질문은 이후로도 진행형이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계약직이지만 도서관 사서로 자리를 잡았고 인적 네트워크도 제법 서울에서 쌓였는데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려 하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부산도 대도시이고 서울도 대도시라면 서울에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정치적으로는 ‘지방소멸’을 비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그의 답변은 뭔가 모호했는데 여하튼 ‘고향’이라는 것이었다. 고향이라고 하려면 시골을 의미해야 하는 것 아닐까? 도시도 고향이 될 수 있을까? 그는 나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3년 만에 ‘책’을 통해 나에게 전달해왔다.
이 책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처음 – 갈피 못 잡는 청춘의 삶에 꽂은 당신의 책갈피』이다. 저자는 부산의 경성대학교 앞 뭔가 운치 있는 골목에서 <당신의 책갈피>라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이다. 4년 전 필자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서점을 하고 싶다고 답했던 청년이다. 저자와의 개인적 인연이 있는 관계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위해서는 저자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저자는 고향인 부산에 대한 애정이 크다. 책에서도 계속 이야기하듯이 그것은 애정이라기보다는 어떤 ‘자존심’에 가깝기도 하다. 여기도 청춘들이 있다. 지방의 청춘들도 똑같이 연애하고, 취업하고, 고민한다는 말에 가깝다. 그리고 그러한 애정과 자존심은 자연스레 메가 서울로 대표되는 서울공화국에 대한 미시적인 영역에서의 분석과 비판적 관점으로 발전되고는 한다. 그러다보니 지방소멸, 지방청년 문제에 대한 은근한 전문성으로 과시되기도 한다.
저자의 꿈이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서점을 차리는 것이었던 만큼, 그리고 그것이 다른 어떤 직업을 하다가 뭔가 창업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서점을 창업하는 것이 꿈 그자체인 사람이었다. 그래서 택했던 직업도 도서관 사서였고 그 경력과 서울 살이에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산으로 내려가 <당신의책갈피>라는 서점을 창업했다. 단순히 책만 파는 서점은 아니다. 부산에서 ‘책’을 통해 만나고 싶은 청년들을 이어주는 역할도 하고 서울에서는 하루에도 수 십 개가 열리는 다양한 정치사회분야의 이야기들을 부산에 직접 소개하는 역할도 하는 서점이다. 저녁 시간대에는 청춘들의 방황과 설레임이 꽃피는 뒤풀이 자리로 역할하기도 한다. 공간의 크기가 크지는 않지만 또 그렇다고 청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기에 불편할만한 크기도 아닌 서점이다. 소중한 공간이라는 말이 적당히 맞아 떨어지는 서점이다.
저자는 세상일에도 관심이 많다. 이 책 『세상의 모든 처음』은 사실 저자 개인의 서사와 곁들여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 청년의 독립서점 창업기는 아니다. 왜 대한민국의 모든 생각은 서울을 중심으로 말해지는가? 거기에 지방에 있는 청년들의 삶은 왜 빠져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한 채 세상에 말을 건넨다. 그 정체성은 ‘서울 살이를 하고 고향에 돌아온 지방청년’이다.
어쩌면 지금 지방소멸 그리고 인구위기 문제에 머리를 싸매고 있는 정부 각 부처들과 전문가들이 가장 칭송할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렇게 인위적으로 자신을 특별히 칭찬받을 존재로 말하고자 하는 마음이 1도 없다. 그는 자신의 스토리가 특별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고 평범한 이야기이기를 원하는 듯하다. 이 책 『세상의 모든 처음』은 그렇게 자연스럽고 평범한 지방청년들이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을 우리에게 담백하게 전달하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인구대책, 지방소멸대책을 다룬 어떤 보고서나 르포보다 더 치밀하고 또 날카롭기도 하다. 이 책은 그래서 서울사람들이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일독을 권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