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책 읽기 | ③ 『페더럴리스트』가 남긴 유산

JOURNAL P
2019-08-01
조회수 1987

요즘 한국 국민들은 정부보다 의회를 불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의회로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의회정치를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현대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의회정치의 가능성을 찾는 데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에서 ‘정부’는 일차적으로 입법부를 의미한다. 인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입법부가 국가 정책의 결정 권한 즉, 정책적 주도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편집자 주

정치발전소는 지난 7월 3일, 박찬표 목포대 교수(정치발전소 이사)가 새롭게 번역한 페더럴리스트의 출간을 기념하고, 그 내용과 배경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저널P>는 당시 북 콘서트의 내용을 역자 지상 강의, 좌담회, 청중과의 대화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연재한다. 이번 글은 마지막 순서로 『페더럴리스트』의 역자인 박찬표 교수 및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이 북 콘서트에 참석한 청중과 나눈 대화를 지상 중계한다.


  1. <지상 강의> 『페더럴리스트』(The Federalist)에 대해 : 좋은 질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2. <좌담> 『페더럴리스트』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3. <대화> 『페더럴리스트』가 남긴 유산


***


<대화>
『페더럴리스트』가 남긴 유산

사회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
토론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 박찬표 목포대 교수(역자)
정리ㅣ정민용 후마니타스 대표(정치발전소 이사)


Q. 메디슨의 제도적 기획이 갖는 한계를 듣고 싶다.

박찬표 : 우선 논쟁의 맞은편에 있는 반연방주의자들의 주장을 보면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 적대감이 저변에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정부를 만들려면 당연히 상비군이 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군인들이 자유를 억압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민병대의 통제권을 대통령이 가지면 자유를 향한 인민의 저항을 진압하기 위해 민병대를 이용할 것이라거나, 국가가 세금을 걷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으며, 상원에 조약 비준권을 맡기면 상원의원이 조약을 맺으면서 배신을 해 나라를 팔아먹을 수 있으며, 이들을 탄핵해야 함에도 탄핵심판권을 상원이 갖고 있으면 어떻게 벌을 줄 것이냐 등등, 정부 권력에 대한 두려움을 여러 차원에서 제기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저자들은 인민의 안전과 자유의 유지를 위해 강한 연방 정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특히 해밀턴은 활력 있는 정부가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인민들도 부강해질 것이라고 응대한다.

그런데 다른 한편, 정부를 운영함에 있어서, 즉 인민의 대표 기구인 입법 기구가 인민주권을 행사할 때, 다수의 전제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 하는 문제가 연방주의자들이 직면한 또 다른 중대 과제였다. 이와 관련해서, 매디슨은 공화정에서 소수 파벌로 인한 위험은 두려울 것이 없다, 그보다 다수파에 의한 전제를 어떻게 막을 거냐가 관건이며, 그래서 입법부를 두 개로 나누고, 대통령과 사법부로 하여금 의회를 견제하게 하고, 연방제를 통해 연방과 주로 권한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권력을 분산시켜 다수 지배가 관철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자유주의 입장에서 메디슨처럼 제한 정부를 주장하는 바탕에는 시민사회에서 개인들 간의 자유로운 관계를 통해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가 해결되고 조화될 것이라는 전제가 있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 실제로 그렇게 되기는 어렵지 않은가. 정부가 인민 다수의 의지를 모아서 시민사회 내 경제 불평등을 완화시켜야 하는데, 결국 미국 체제는 이 부분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미국 시스템의 한계로 많이 이야기되는데 그 시초가 여기, 즉 메디슨의 구상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헌법 제정자들의 의지가 관철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성과인 동시에 한계다.



Q. 질서를 어떻게 형성하고, 좋은 정치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지만 그런 체제가 어떻게 인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의 문제, 정부를 통해 산출된 정책・법률 등이 인민들에게 권위 있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즉 권위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듣고 싶다. 나는 마르크스를 주로 공부하는데, 마르크스가 근대국가를 비판하는 핵심이 권위란 결국 정초될 수 없다는 것, 다시 말해 사회 계급 갈등 때문에 보편적 권위란 불가능하며, 국가가 자신의 결정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런 맥락에서 한국 정치에서는 권위가 어떻게 정초될 수 있는지... 예컨대, 보수 우익은 이승만과 박정희로 돌아가고, 진보파는 노무현이나 김대중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이 책이 현재 미국 정치가 어려움을 겪을 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어떤 보편적 가치, 합의를 담고 있는 저작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사회에는 그런 것이 있을까?

박상훈 : 엥겔스의 글 중에 “권위에 관하여”(on authority)라는 짧은 글이 있다. 마르크스주의가 왜 무정부주의적 생디칼리즘이 아닌지를 설명한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정부 혹은 국가의 공적 권위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글이다. 혁명 이론이었지만 마르크스주의가 무정부 이론과 달랐던 점은, 다른 종류의 정치 질서를 만드는 데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뒤로 그런 공적 권위체가 운영되는 문제에 있어서, 이 책을 쓴 사람들보다 거의 70년 후에 활동했던 마르크스나 엥겔스는 그 이상을 하지 못했다. 사회주의가 혁명 이후 새로운 권위를 만들었지만 대게 그 안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하기보다는 다른 비민주주의가 만들어졌다.

이 책이 쓰일 당시(1787년 직후)에 이들도 민주주의를 반드시 긍정적으로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민주주의에 대해 이 정도 말하면 굉장히 긍정적인 것이다. 헌법을 만들 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공화정이며, 공화정은 대표의 체계로 움직이는 것이고, 순수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렇게 말한 사람이 1792년에 민주공화당이라는 것을 처음 만든다. 민주주의를 내걸고 정치 집단을 만든 첫 번째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상당히 진보적인 성취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기에 나오는 정치적 논리를 후대 학자들은 ‘메디슨적 민주주의론’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으로 로버트 달은 1955년 메디슨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짧은 책을 낸다. 자의적인 통치를 없앤다면서 권력을 계속 쪼개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민주적으로 작동하느냐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잘 보면 달의 민주주의론은 후기 메디슨주의라고 불린다. 그가 문제를 보는 틀은 메디슨적인 것을 수용한 면이 있다. 물론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미국의 정치체제가 큰 규모에서도 지금까지 이 정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1787년 이들이 만들어 놓은, 권위에 대한 언어적 질서의 역할이 크며, 위기 때마다 이들 헌법 제정자들에게로 회귀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대공황 때라면 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논리를 찾아내고, 정부가 911테러 이후 비미국인 처벌법 등을 만들 때는 자유에 대한 논리를 찾아내어 부각시키는 등등 말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사회주의적 정치관과, 이승만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정치관이 그냥 부딪혔다. 우리가 어떤 질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우리 땅에 착근하기도 전에 그야 말로 와장창, 내전을 경험하고, 내전 속에서 우리 것을 한동안 잃어버렸다. 한쪽은 소련이나 중국 것을, 다른 한쪽은 미국 것을 거의 종교처럼 받아들였다.

그래서 한국 정치사를 말한다면,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치학의 출발은 역시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때 시작된 것이 아닐까. 그 책임을 우리가 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30년을 지나고 있는데 민주주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가 가야 할 민주주의의 길, 권위에 대한 것을 독창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론화하고 체계화해야 하지 않을까. 전 세계 120여 개 나라가 민주주의를 하고 있지만 원리는 비슷해도 모양이 다 다르다. 오히려 지금 같은 때가 한국의 민주주의 이론이 만들어질 때다. 운동론은 우리도 어디 가서 지지 않지만, 체제론은 부족한 부분이 있으므로 오래전에 쓰인 고전이지만, 이런 것들을 참조하고 지적 상상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우리 것을 잘하기 위해서라도 참조해야 하는 좋은 텍스트라고 생각한다.


박찬표 : 미국 헌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반혁명’과 같은 표현이 너무 강한 인상을 남겨서 미국 헌법이 반민주적・반동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언하자면 저자들이 '다수에 의한 지배'를 반대한 것은 전혀 아니다. 다수의 전제를 말할 때 메디슨이 강조하는 부분은 단일한 동질적 다수파가 형성되어 이들이 마음대로 하면 소수나 개인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단일한 동질적 다수파가 형성되고 이들이 그런 이해관계를 가지고 통치하려고 하는 의지, 욕망을 갖기 힘든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광대한 공화국을 만들어 다양한 이해관계가 들어오게 하면, 다수파가 여러 다양한 소수들로 구성되리라는 것이다. 그럴 때 다수파의 통치는 ‘전제’가 아니게 된다. 다당제하에서 유럽에서 연립 정부가 구성되는 것과 유사하게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로버트 달의 ‘폴리아키’(polyarchy)라는 말은 참 흥미롭다. ‘폴리’(poly)라는 말은 우리말로 번역하기 어려운데, 다수파가 지배하지만 이 다수파가 ‘폴리’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단일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수파가 모인 다수파라는 의미이다. 요컨대, 공화정의 기본은 다수에 의한 지배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민주주의 원리를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사진 설명> 『페더럴리스트』 출간 기념 북 콘서트 현장. 출처_김 설(정치발전소 회원) 


Q. 요즘 한국 국민들은 정부보다 의회를 불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의회로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의회정치를 긍정적으로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현대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 의회정치의 가능성을 찾는 데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박찬표 : 이 책에서 ‘정부’는 일차적으로 입법부를 의미한다. 인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입법부가 국가 정책의 결정 권한 즉, 정책적 주도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미국 헌법 1조에서 연방 정부 권한으로 명시되어 있는 것은 모두 의회의 권한이다.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있는 것이 입법부, 의회주권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여론과는 반대로 반연방주의자들이 인민의 권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표가 많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연방헌법에서 정한 대표가 너무 소수이므로 인민의 의사를 제대로 대표할 수 없고, 또 소수이기에 권한을 가지고 독재를 할 것이다, 인민의 권력을 찬탈할 것이라며 걱정할 때, 매디슨은 의회가 처음에 65명으로 시작하지만 결코 적지 않으며, 또 곧 1백 명이 될 것이고 머지않아 4백 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대표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공화정, 즉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첫째 과제는 통치에 적합한 엘리트를 어떻게 뽑는가이며, 그 다음 과제가 어떻게 이들을 견제할 것이냐인데, 첫째는 이들의 덕성을 이야기한다. 미묘한 문제이기는 하나 덕성이나 지식이 두드러진 사람, 탁월한 사람들이 대표로 뽑히리라는 것이다. 둘째, 대표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도 대표제를 지키고자 할 것이라고 말한다. 대표는 끊임없이 다음 선거에 직면하게 되므로 그런 종속으로 말미암아 인민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도 말한다. 이처럼 여러 맥락에서 대표 또는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반연방주의자들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다.



Q. 미국의 헌법이나 정치체제 자체가 뭘 못하게 만드는 체제라는 생각이 든다. 입법부가 하게 하면 행정부가 못하게 하고, 행정부가 하게 하면 사법부가 못하게 한다. 지금은 상원도 직접 선거, 하원도 직접 선거, 심지어 대통령도 형식은 간선제이지만 사실상 직접 선거로 선출한다. 각자 정당성이 부여된 것이며, 모두 시민들의 투표로 당선된 사람들이다. 이럴 경우, 상호 견제 과정에서 사실상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충돌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이 책이 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예컨대, 독일은 대통령이나 상원(Bundesrat)은 직선이 아니며 직접 선거로 선출된 하원(Bundestag)에 정당성을 모아 주고, 시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지 않은가.

박찬표 : 연방과 주 간의 권력 다툼 및 그 조정에 대한 논의는 담고 있지만, 3부 간의 권력 다툼을 어떻게 조정하고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별로 없다. 하원의 권한이 압도적인 역사가 선행하기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권력 간의 견제를 강조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3부 간의 권력이 분립되어도 결국에는 의회의 권한이 관철될 것이라 가정했던 것 같다. 사법부가 견제하지만 사법부는 취약한 부가 될 것이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등 말이다. 그래서 비판하는 사람들은, 권력을 쪼개 놓으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들어와서, 마치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자동으로 조정되듯이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것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로버트 달의 경우, 매디슨이 이해관계의 다양성, 다원성을 이야기하는데, 정작 민주주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본적 가치에 대한 합의의 기반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간과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한다.


박상훈: 앞선 연합 체제는 간단히 말하면 비토 플레이어(veto player)가 확실하게 제도화된 것이다. 그 속에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연방 정부 헌법을 만든 목적은 일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의 출발은 미국이 삼권을 쪼개 놓기는 했지만, 애초 문제의식의 출발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제도상으로도 견제만 있는 조항은 별로 없다. 견제에 대한 것이 있으면 균형을 맞추는 조항도 넣었다.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의회가 다시 법안을 고수하면 그 거부권은 효력이 없어진다든가. 미국 헌법은 출발 자체는 비토 파워가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부도 의회도 일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질문자의 말처럼 이러저러하게 권력을 쪼개 놓으니까 큰 변화가 힘들긴 하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런 미국이 헌법의 틀을 대폭 수정하지 않고도, 그리고 처음에 민주주의를 하려고 만든 헌법이 아닌데도, 이후에 민주주의를 하게 되고 사회 변화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헌법 때문이 아니라 헌법에 기본 정신을 두고 정치가 작동했기 때문이다. 헌법 그대로 정치를 했더라면 미국은 아마 깨졌을 것이다. 헌법을 작동하게 만든 것은 정치가 규범과 전통을 만든 데 있었다는 말이다. 이 규범과 전통이 무너진 것이 최근의 양극화 정치다. 헌법의 부족한 부분도 균형을 맞춰 가는 규범이나 전통이 있었는데, 요즘 양극화 정치는 이런 전통이 깨져 버렸음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독일의 경우, 정치체제들 가운데 가장 비토 파워가 많은 체제라고 말한다. 독일도 제도 그 자체만 보면 작동하지 않게 하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독일 정치도 전후 노사 간, 정당 간 연정이나 교섭을 통해 움직여 온 것이다. 어떻게 보면 헌법에 대한 이 긴 설명이 갖는 가치는, 헌법의 자구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을 통해 헌법의 정신을 구체화한 것이 진짜 헌법을 작동하게 만든 것에 있다. 7개 조밖에 안 되는 헌법 안에 다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의 정신과 규범을 폭넓고 풍부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이 책이 오히려 미국 헌법의 진짜 힘이 되었다고 본다.


박찬표 : 권력 간 충돌을 해결하는 메커니즘과 관련해 부언한다면 정당의 역할이다. 초기에는 권력분립을 통해 3부가 서로 견제하도록 해도 궁극적으로는 인민의 직접 선거에 정당성의 기반을 둔 의회가 중심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당이 등장하면서 권력 간 관계에 상당한 변화가 초래된다. 정당이 시민의 다수 의사를 대변하고 의회와 대통령, 사법부를 통합적으로 장악해 인민의 의사를 실현하는 주체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권력분립의 원칙도 정당에 의해 통합된 권력 간의 기능적 분립이라는 개념으로 변화된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정당이 약해지면서는 의회의 약화, 대통령과 관료 및 사법부 등의 권한이 강화되고, 특히 3부 간 권한 충돌을 해소하는 헌법적 권한을 사법부가 장악하게 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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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와 함께하는 '『페더럴리스트』 강독'에 초대합니다. 

새로 번역된 『페더럴리스트』를 통해 '인간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의해 운영될 정부'를 구상한 이들의 고민을 들여다봅니다.

  • 강사 : 박찬표 교수(『페더럴리스트』 역자)
  • 일시 : 8월 12일(월), 14일(수), 20일(화) 오후 7시30분
  • 장소 : 정치발전소(마포구 독막로 232, 1층)
  • 교재 : 『페더럴리스트』, 박찬표 옮김(후마니타스)
    * 교재는 정치발전소에서 10% 할인가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수강료 : 회원 6만원(비회원 9만원 / 개별강좌 수강 가능)
  • 계좌 : 우리은행 1005-203-267406 사단법인정치발전소
  • 문의 : 010-3427-0831
  • 수강신청 : bit.ly/2019페럴리스트


박상훈 | 정치발전소 학교장

정치학을 전공한 정치학자이다. 정치의 현장 가까이에서 읽고 쓰고 말하는 일을 한다. 실천으로서의 정치와 학문으로서의 정치학이 엄격하게 분리되기보다는 어느 정도 중첩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정치학의 본래 모습이자 애초의 이상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정치가의 존재를 시야에서 놓치지 않을 때 정치학적 논의 역시 훨씬 더 풍부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구보다도 시민의 적법한 대표라 할 수 있는 정치가들이야말로 정치학의 개념과 이론을 선용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래야 민주정치의 여러 규범과 가치가 시민들의 삶의 양식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지속 가능한 전통으로 안착할 수 있으리라 본다.


박찬표 | 목포대 교수(정치발전소 이사)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 의회정치와 민주주의』(2002), 『한국의 국가형성과 민주주의』(2007), 『한국의 48년 체제』(2010) 등이 있고, 역서로 『민주주의의 모델들』(2010)이 있다.


조성주 | 정치발전소 이사

칼 세이건을 읽고 천문학자를 꿈꿨다. 희망대로 천문학과에 진학했으나 정작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행성의 노동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청년유니온 정책기획팀장, 국회의원 보좌관, 서울특별시 노동협력관을 지냈다. 저서로는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