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자유와 평등을 향한 멈추지 않는 열정들의 기록 -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

공식 관리자
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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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

유와 평등을 향한 멈추지 않는 열정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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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이 출간되었다. ‘안티페더럴리스트’는 번역하면 ‘반연방주의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연방정부를 만들고 헌법을 제정하는 것을 주도했던 제임스 메디슨, 알렉산더 해밀턴 등 ‘연방주의자’들을 ‘페더럴리스트’라고 하니까 그들과 반대편에서 논쟁했던 이들, 필명으로는 ‘브루투스’, ‘연방농부’ 등의 논설을 담은 책이다.


미국인들의 헌법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그냥 평범한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더라도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정치행위를 비롯해 생활의 근간에 헌법적 권리를 강조하는 장면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미국인들이 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라고 칭송하는 이들이 사실상 헌법제정자들이라는 점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연방주의자 논설집> 그러니까 책 <페더럴리스트>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책이면서도 국민국가 규모의 현대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데에도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 역시 <페더럴리스트>를 읽으면서 미국에서 연방정부를 만들고 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날카로운 논쟁을 전개했던 해밀턴, 메디슨 등 저자들의 생각에 깊은 감명을 받은 경험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세계적인 민주주의 이론가인 로버트 달의 <미국헌법과 민주주의>를 읽으면서 놀랐던 또 다른 기억이 있다. 로버트 달은 이 책에서 미국시민들이 매우 존경하는 미국의 헌법이 실제로는 오늘날의 미국의 정치와 사회현실을 더 좋게 만드는데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로버트 달은 시민들에게 ‘헌법에 대한 해석’을 시대에 맞게 바꾸어 나가기를 권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수많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페더럴리스트>의 저자들이 고안했던 대의제와 국민국가 규모의 공화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그들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던 파벌의 지배가 SNS와 기술발전을 이용하여 거의 모든 민주주의 체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최근에는 ‘국가’가 지나치게 강해지고 있어 자유를 억압하는 위협에 이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도 한편에서 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어쩌면 연방주의자(페더럴리스트)들에 맞서 반대의견을 피력했던 반연방주의자들(안티페더럴리스트)들의 문제의식이 오늘날에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그래서 반대로 <페더럴리스트>에 맞서 당시 연방정부를 구성하는 헌법제정에 반대하거나 비판하고 미국혁명 본래의 민주주의의 의미를 강조했던 <안티페더럴리스트>들의 생각이 또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후마니타스 출판사에서 나온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은 그런 측면에서 지금 시점에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의 주요 논객인 ‘브루투스’와 ‘연방농부’는 아직까지도 정확하게 누구인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인데 페더럴리스트의 주요 저자가 제임스 메디슨, 알렉산더 해밀턴, 존 제이 등으로 명확한 것과 대조적이기도 하다. 


<페더럴리스트>의 번역을 맡았던 박찬표 목포대 교수가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의 번역도 함께 맡아 진행했다. 그래서인지 두 책을 비교하며 읽기에도 매우 편한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면 책에는 <연방주의 대 반연방주의 : 주제별 대조표> 같은 것이 표로 정리되어 수록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 있을 수 있겠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있는 문구처럼 ‘페더럴리스트(연방주의자)들이 민주주의의 몸(제도)을 만들었다면, ’안티페더럴리스트‘(반연방주의자)들은 그 안에서 숨 쉬어야 할 민주주의의 영혼(정신)을 탐구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유와 평등에 대한 반연방주의자들의 신념과 고민은 현재에 와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민주주의 헌법에 권리장전이 반드시 포함되게 된 것도 사실상 이들의 논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헌법제정을 주도했던 연방주의자들의 주장대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연방주의자들과 반연방주의자들의 대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미국의 민주주의다라고 정의내린 연방주의자들의 핵심논객이었던 제임스 메디슨의 해석이 다시한번 인상 깊을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이 책 <안티페더럴리스트 선집>과 반대편의 주장을 담은 <페더럴리스트 논설집>을 주제별로 번갈아 읽다보면 사뭇 힐링되는 느낌마저 들게 된다. 자극적인 조롱과 멸시의 정치언어들로 인해 지금 정치에서는 사라져버린 공동체의 미래와 더 좋은 사회를 위한 품격 있고 아름다운 정치논쟁을 오랜만에 보고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리라.


민주주의가 점점 그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걱정이 많이 드는 지금 시대에 인민의 자치와 참여에 대한 믿음, 그리고 평등과 자유에 대한 신념이 가득 담긴 250년 전 <안티페더럴리스트>들의 주장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