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인류 문명은 도시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곧 문명을 대표했고 문명의 발전과 쇠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징표였다. 따라서 문명의 위기를 말하면 그것은 오히려 거대한 지표들에서 찾기보다 오히려 도시 그 자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도시를 살펴보는 것 역시 다양한 시각과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젊은 정치인의 눈에 비친 도시들의 발전과 쇠락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번 달 『마키아벨리의 편지』선정 도서는 정치인의 눈으로 본 도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선정하였다. 「떠나는 도시, 모이는 도시 – 왜 세계 도시는 위기에 빠지는가」의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언뜻 도시 연구자의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젊은 정치인이 수 십 여 개의 세계 도시를 직접 발로 뛰며 여행하고 시민들을 만나가며 써 내려간 여행기이자 관찰기이다.
그리고 정치가 시민공동체의 삶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써가는 하나의 출마선언문과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곧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수많은 도시들에서 시민들의 삶의 개선방향을 놓고 정치인들이 저마다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그들, 정치가들의 눈에는 도시와 거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어떻게 비춰질까?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며 확인해보자
<떠나는 도시, 모이는 도시>
이제, 정치인들의 해외연수를 비난하지 말자!
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
선거가 끝나고 스산하던 한 저녁 즈음 이 책의 저자와 한 언론사 기자와 약속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곧 세계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무언가가 끝나고 나면 쉴 틈도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던 그였기에 오랜만에 쉬러 가는 건가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세계를 돌며 도시들을 보고 올 생각이라고 말하던 그는 그렇게 1-2개월도 아닌 1년도 더 넘는 시간을 해외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돌아와 인상적인 제목의 책을 한 권 낸다 <쓰레기책> 세계를 돌아 다녀보고 그가 착목했던 문제 중 하나는 ‘환경파괴’, 그러니까 쓰레기문제였다. 단순히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를 넘어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소비, 생산, 그리고 재활용과 국제적인 딜레마까지. 그는 이 문제가 바로 정치가 다루어야 하는 문제라고 특유의 신뢰감 있는 눈빛으로 설득했고 기후위기 문제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시민들의 생활에서 출발해야만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쓰레기 문제에서 정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이었다. 일리가 있다. 시민들에게 쓰레기 취급받는 ‘정치’가 쓰레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니 다른 무엇을 더 설득력있게 말할 수 있으랴.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본 것은 ‘쓰레기’문제 하나만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도시를 보고 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 쇠락하는지. 지금 세계의 도시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해있는지를 보고 온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낸 첫 책은 ‘쓰레기’문제에 집중한 책이었지만 이번 책은 종합판에 더 가깝다.
『모이는 도시, 떠나는 도시 – 왜 세계도시는 위기에 빠지는가』는 그가 2년, 아니 내 기억으로는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61개 국가, 157개 도시를 직접 돌아다니며 만난 세계 시민들의 고민과 정치의 과제들을 담은 책이다. 곧 선거가 있는 시기라서 수많은 정치인의 책이 서점이 즐비하다. 실제로는 정치인 본인이 아니라 대부분 ‘고스트라이터’라고 불리는 전문작가들이 대필한 책들이다. 그중 20%도 되지 않는 소수의 책만이 정치인 본인들이 직접 쓴 책일 것이고 다시 그 중에서 20%정도가 진지하게 주제를 잡고 쓴 책이라 예상된다.
이 책은 그 20%의 다시 20%에 들어가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생생함에 있다. 평소 편견이 거의 없는 저자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기도 하다. 이념적 접근이 아닌 눈으로 보고 직접 듣고 만난 시민들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책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청소년들에게 권장할만한 정치 도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이제 정치 뉴스에 때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여 시민들의 비난을 받는 정치인들의 ‘해외연수’가 잘만하면 꽤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든다. 이제, 정치인들의 해외연수를 비난하지 말자. 이동학처럼 하라고 말하자.
조금 거칠게 말하자면 인류 문명은 도시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곧 문명을 대표했고 문명의 발전과 쇠락을 그대로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징표였다. 따라서 문명의 위기를 말하면 그것은 오히려 거대한 지표들에서 찾기보다 오히려 도시 그 자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도시를 살펴보는 것 역시 다양한 시각과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젊은 정치인의 눈에 비친 도시들의 발전과 쇠락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번 달 『마키아벨리의 편지』선정 도서는 정치인의 눈으로 본 도시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선정하였다. 「떠나는 도시, 모이는 도시 – 왜 세계 도시는 위기에 빠지는가」의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언뜻 도시 연구자의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젊은 정치인이 수 십 여 개의 세계 도시를 직접 발로 뛰며 여행하고 시민들을 만나가며 써 내려간 여행기이자 관찰기이다.
그리고 정치가 시민공동체의 삶과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써가는 하나의 출마선언문과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곧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수많은 도시들에서 시민들의 삶의 개선방향을 놓고 정치인들이 저마다의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그들, 정치가들의 눈에는 도시와 거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어떻게 비춰질까? 함께 이 책을 읽어보며 확인해보자
<떠나는 도시, 모이는 도시>
이제, 정치인들의 해외연수를 비난하지 말자!
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
선거가 끝나고 스산하던 한 저녁 즈음 이 책의 저자와 한 언론사 기자와 약속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곧 세계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무언가가 끝나고 나면 쉴 틈도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던 그였기에 오랜만에 쉬러 가는 건가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세계를 돌며 도시들을 보고 올 생각이라고 말하던 그는 그렇게 1-2개월도 아닌 1년도 더 넘는 시간을 해외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돌아와 인상적인 제목의 책을 한 권 낸다 <쓰레기책> 세계를 돌아 다녀보고 그가 착목했던 문제 중 하나는 ‘환경파괴’, 그러니까 쓰레기문제였다. 단순히 쓰레기를 처리하는 문제를 넘어 쓰레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소비, 생산, 그리고 재활용과 국제적인 딜레마까지. 그는 이 문제가 바로 정치가 다루어야 하는 문제라고 특유의 신뢰감 있는 눈빛으로 설득했고 기후위기 문제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시민들의 생활에서 출발해야만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쓰레기 문제에서 정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이었다. 일리가 있다. 시민들에게 쓰레기 취급받는 ‘정치’가 쓰레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니 다른 무엇을 더 설득력있게 말할 수 있으랴.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며 본 것은 ‘쓰레기’문제 하나만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도시를 보고 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 쇠락하는지. 지금 세계의 도시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해있는지를 보고 온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낸 첫 책은 ‘쓰레기’문제에 집중한 책이었지만 이번 책은 종합판에 더 가깝다.
『모이는 도시, 떠나는 도시 – 왜 세계도시는 위기에 빠지는가』는 그가 2년, 아니 내 기억으로는 거의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61개 국가, 157개 도시를 직접 돌아다니며 만난 세계 시민들의 고민과 정치의 과제들을 담은 책이다. 곧 선거가 있는 시기라서 수많은 정치인의 책이 서점이 즐비하다. 실제로는 정치인 본인이 아니라 대부분 ‘고스트라이터’라고 불리는 전문작가들이 대필한 책들이다. 그중 20%도 되지 않는 소수의 책만이 정치인 본인들이 직접 쓴 책일 것이고 다시 그 중에서 20%정도가 진지하게 주제를 잡고 쓴 책이라 예상된다.
이 책은 그 20%의 다시 20%에 들어가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장점은 생생함에 있다. 평소 편견이 거의 없는 저자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책이기도 하다. 이념적 접근이 아닌 눈으로 보고 직접 듣고 만난 시민들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책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청소년들에게 권장할만한 정치 도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이제 정치 뉴스에 때만 되면 단골로 등장하여 시민들의 비난을 받는 정치인들의 ‘해외연수’가 잘만하면 꽤 우리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든다. 이제, 정치인들의 해외연수를 비난하지 말자. 이동학처럼 하라고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