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 U2 / The Joshua Tree / 1987
외국의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거리와 건물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그 속에 사람들의 시간과 흔적이 스며 있기에 느껴지는 멋과 낭만이 있다고. 반면 우리의 거리는 어떨까? 일 년 365일 공사가 멈추지 않고, 세우고, 무너뜨리고 더 크게 세우기를 반복하는 사이, 도시는 점점 과거의 기억을 잃어간다. 누군가의 삶을 품었던 건물은 금세 허물어지고, 그 자리는 늘 비슷한 형태의 아파트와 상가 그리고 무질서한 간판이 채워진다. 이런 도시 습성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사실 우린 너무나 잘 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외치지만,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지만, 정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긴 한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주택은 이미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으로 기능한 지 오래다. 도시 계획이 ‘삶’이 아닌 거래와 투자, 수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종묘 앞 초고층 개발 논란도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유산인 종묘 주변의 경관을 해칠 거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한다. 물론 도시엔 때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의 재개발과 고층 빌딩이 우리 도시의 미래이자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진 사람에게는 더 큰 이익을, 못 가진 사람에게는 ‘배앓이’를 동반한 더 큰 박탈감을 가져다주는 이 익숙한 방식을 우린 결코 벗어나지 못할 운명인가.
이쯤에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아일랜드 그룹 유튜(U2)의 노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을 떠올린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밴드 유투는 공간을 울리는 독특한 기타 사운드와 이를 떠받치는 탄탄한 리듬 라인 그리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스스로 하나의 장르로 올라선 세계적인 밴드다.
유투는 그들의 독특한 음악만큼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온 '시대의 양심'이었다. 이들은 초기부터 아일랜드의 비극적인 역사를 노래에 담아냈을 뿐 아니라, 반전과 빈곤,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이 노래가 수록된 “The Joshua Tree” 앨범은 황폐해진 세상과 소외된 인간의 내면을 노래하는 그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는 유투의 보컬 보노(Bono)가 사람들이 사는 거리만 봐도 종교와 소득수준을 알 수 있다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거리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하며 느꼈던 대조를 통해 “구분이 없는 세상, 거리에 이름이 없는 곳을 상상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린 거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의 거리는 왜 이름을 잃었는가?’라고.
거리의 가치는 건물의 높이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다. 거리의 진짜 가치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 기억 그리고 삶이 소복이 담겨 쌓일 때 비로소 드러난다. 새롭되 오랜 것이 공존하고, 걷고 싶은 길과 머물고 싶은 장소가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거리는 늘 과거를 지우고 현재를 덧칠하며 달려왔다.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과 동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거리가 계급을 나누는 경계로, 개발은 그 경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그렇게 거리와 도시는 사람을 담아내야 할 그릇이 아니라 밀어내고 구획 짓는 울타리로 변질되었다. 우리의 흔적을 지우고 또 지우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상실은 결국 ‘이름 없는 거리’, ‘이름 없는 도시’라는 공허함으로 돌아왔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에서 유투는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건설하고, 또 무너뜨리며 살아간다”라고 반복적으로 노래한다. 마치 누군가의 삶이 깊이 스민 거리가 반복적으로 쓸려 내려가는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기라도 하듯이. 그러면서 어떤 구획도, 신분도, 경계도 허물어진 거리 즉, 모두가 공존하는 “이름 없는 거리”를 말한다. 그래서 유투가 노래한 “이름 없는 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거리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거리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곳에 쌓인 시간의 결을 존중하는 것이다. 오래된 벽돌, 굽이진 골목길, 그 어디에나 누군가의 사랑과 기억 혹은 고단한 삶이 담겨 있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로만 재편되는 거리에서 이런 소중한 기억들은 손쉽게 철거된다. 역사와 기억이 거세된 거리는 결국 누구에게도 애착을 주지 못하는 차가운 콘크리트 숲으로 변해버린다.
결국 경계를 허물고자 ‘이름 없는 거리’를 갈망하는 노래와 ‘이름을 되찾고자 하는 우리의 거리’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거리, 도시는 더 높은 건물, 더 많은 개발에 있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람의 삶이, 시간과 관계가 쌓여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리이며 도시가 아닐까.
I want to run, I want to hide I wanna tear down the walls that hold me inside I wanna reach out and touch the fl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ha, ha, ha
I wanna feel sunlight on my face I see that dust cloud disappear without a trace I wanna take shelter from the poison rain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 Burning down love 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
The city's a flood And our love turns to rust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Trampled in dust
I'll show you a place High on the desert plain, yea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 Burning down love 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
Our love turns to rust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Blown by the wind Oh, and I see love See our love turn to rust Oh,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Blown by the wind Oh,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
외국의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거리와 건물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그 속에 사람들의 시간과 흔적이 스며 있기에 느껴지는 멋과 낭만이 있다고. 반면 우리의 거리는 어떨까? 일 년 365일 공사가 멈추지 않고, 세우고, 무너뜨리고 더 크게 세우기를 반복하는 사이, 도시는 점점 과거의 기억을 잃어간다. 누군가의 삶을 품었던 건물은 금세 허물어지고, 그 자리는 늘 비슷한 형태의 아파트와 상가 그리고 무질서한 간판이 채워진다. 이런 도시 습성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사실 우린 너무나 잘 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외치지만,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지만, 정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긴 한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주택은 이미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으로 기능한 지 오래다. 도시 계획이 ‘삶’이 아닌 거래와 투자, 수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종묘 앞 초고층 개발 논란도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유산인 종묘 주변의 경관을 해칠 거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한다. 물론 도시엔 때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의 재개발과 고층 빌딩이 우리 도시의 미래이자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진 사람에게는 더 큰 이익을, 못 가진 사람에게는 ‘배앓이’를 동반한 더 큰 박탈감을 가져다주는 이 익숙한 방식을 우린 결코 벗어나지 못할 운명인가.
이쯤에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아일랜드 그룹 유튜(U2)의 노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을 떠올린다.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된 밴드 유투는 공간을 울리는 독특한 기타 사운드와 이를 떠받치는 탄탄한 리듬 라인 그리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스스로 하나의 장르로 올라선 세계적인 밴드다.
유투는 그들의 독특한 음악만큼 세상의 경계를 허물고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온 '시대의 양심'이었다. 이들은 초기부터 아일랜드의 비극적인 역사를 노래에 담아냈을 뿐 아니라, 반전과 빈곤,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이 노래가 수록된 “The Joshua Tree” 앨범은 황폐해진 세상과 소외된 인간의 내면을 노래하는 그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는 유투의 보컬 보노(Bono)가 사람들이 사는 거리만 봐도 종교와 소득수준을 알 수 있다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거리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그가 에티오피아를 방문하며 느꼈던 대조를 통해 “구분이 없는 세상, 거리에 이름이 없는 곳을 상상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린 거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의 거리는 왜 이름을 잃었는가?’라고.
거리의 가치는 건물의 높이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다. 거리의 진짜 가치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 기억 그리고 삶이 소복이 담겨 쌓일 때 비로소 드러난다. 새롭되 오랜 것이 공존하고, 걷고 싶은 길과 머물고 싶은 장소가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거리는 늘 과거를 지우고 현재를 덧칠하며 달려왔다.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과 동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거리가 계급을 나누는 경계로, 개발은 그 경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그렇게 거리와 도시는 사람을 담아내야 할 그릇이 아니라 밀어내고 구획 짓는 울타리로 변질되었다. 우리의 흔적을 지우고 또 지우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상실은 결국 ‘이름 없는 거리’, ‘이름 없는 도시’라는 공허함으로 돌아왔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에서 유투는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건설하고, 또 무너뜨리며 살아간다”라고 반복적으로 노래한다. 마치 누군가의 삶이 깊이 스민 거리가 반복적으로 쓸려 내려가는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기라도 하듯이. 그러면서 어떤 구획도, 신분도, 경계도 허물어진 거리 즉, 모두가 공존하는 “이름 없는 거리”를 말한다. 그래서 유투가 노래한 “이름 없는 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거리와 묘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거리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곳에 쌓인 시간의 결을 존중하는 것이다. 오래된 벽돌, 굽이진 골목길, 그 어디에나 누군가의 사랑과 기억 혹은 고단한 삶이 담겨 있다. 그러나 자본의 논리로만 재편되는 거리에서 이런 소중한 기억들은 손쉽게 철거된다. 역사와 기억이 거세된 거리는 결국 누구에게도 애착을 주지 못하는 차가운 콘크리트 숲으로 변해버린다.
결국 경계를 허물고자 ‘이름 없는 거리’를 갈망하는 노래와 ‘이름을 되찾고자 하는 우리의 거리’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거리, 도시는 더 높은 건물, 더 많은 개발에 있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람의 삶이, 시간과 관계가 쌓여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리이며 도시가 아닐까.
그래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어떤 거리에 살고자 하는가.
https://youtu.be/O3CLBIL1J7o?si=TAGNvBPHC9zhpOHU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 U2
I want to run, I want to hide
I wanna tear down the walls that hold me inside
I wanna reach out and touch the fl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ha, ha, ha
I wanna feel sunlight on my face
I see that dust cloud disappear without a trace
I wanna take shelter from the poison rain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
Burning down love
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
The city's a flood
And our love turns to rust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Trampled in dust
I'll show you a place
High on the desert plain, yea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
Burning down love
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
Our love turns to rust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Blown by the wind
Oh, and I see love
See our love turn to rust
Oh,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
Blown by the wind
Oh,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
It's all I can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