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음악으로 듣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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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을 위한 주파수는 무엇일까? What’s the Frequency, Kenneth? - R.E.M

공식 관리자
2025-09-10
조회수 250

공명을 위한  주파수는 무엇일까?

R.E.M -  What’s the Frequency, Kenneth? /  Monstor / 1994


1994년, 미국 밴드 R.E.M은 “What’s the Frequency, Kenneth?(주파수가 뭐야? 키네스)”라는 조금 이상한 제목의 노래를 발표한다. 그런데 이 노래의 모티브가 된 사건 또한 희한하다. 


1986년,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CBS의 간판 앵커 댄 래더(Dan Rather)가 두 명의 괴한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노래 제목 “What’s the Frequency, Kenneth?”는 댄 래더가 폭행을 당하며 한 괴한에게 계속 들었다는 절규다. 괴한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R.E.M은 그 미스테리한 문장에 주목하고 당시의 사회 혼란을 상징하는 가사로 재 해석한다.


R.E.M은 1980년 미국에서 결성된 밴드로 얼터너티브 록을 개척한 밴드 중 하나로 일컬어진다. 독특한 밴드 이름은 사실 ‘Rapid Eye Movement(급속 안구 운동)’의 약자로, 그들의 몽환적이고 시적인 음악 스타일과 잘 맞는다. “Losing My Religion”, “Everybody Hurts”, “Shiny Happy People”과 같은 곡을 히트시키며 대중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았지만, 환경운동, 반전운동 등 여러 사회적 발언을 이어가는 밴드로도 유명하다.


그들의 음악과 활동은 단순한 인기를 얻기 위함을 넘어 시대에 던지는 물음이자 메세지였다. 특히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 마이클 스타이프(Michael Stipe)는 성소수자이자 예술가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숨기지 않았고, 이는 밴드의 더욱 선명한 음악으로 드러났다.


이 순간 “What’s the Frequency, Kenneth?”를 소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오늘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 노래 속 가사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정보와 뉴스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사람들은 진실을 찾지 않는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사실만 받아들인다. 주파수는 이미 맞춰져 있고, 다른 목소리는 잡음으로만 들릴 뿐이다, 그리고 불편한 진실은 외면된다.


그 결과 사회는 점점 양극화되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말은 “주파수가 맞지 않는 소리”일 뿐, 서로의 파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다. 그렇게 정치가 양극화되었다. 그리고 이제 세대와 젠더(Gender)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노동자와 자영업을 갈라치자 한다. 설상가상 제도 언론이 사회적 신뢰를 잃은 자리를 개인 방송과 유튜브가 채우고, 팬덤과 극단적 목소리(이것도 결국 잡음 아닌가?)가 결합하며 사회는 더욱 분열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What’s the Frequency, Kenneth?〉는 반복해서 말한다. “나는 그 주파수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쏟아지는 소리에 휩쓸리며 무엇이 진짜 소리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하지만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태도는 일면 편안할지 몰라도, 더욱 공고한 적대로 사회를 분열시킨다. 


주파수를 맞춘다는 건 하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이 아니다. 나와 다른 목소리를 기꺼이 듣는 일, 불편한 진실에도 귀를 기울이는 일, 서로 다른 파장 속에서 공명을 찾아가는 일이다. 그것이 없다면 사회는 끝내 찢어질 듯한 잡음 속에 길을 잃을 것이다.


40년 전, “주파수가 뭐야, 케네스?”라는 괴한의 미스테리한 절규는 아직 해답 없는 질문으로 남았다. 그러니 이제 질문을 바꾸자. 

우리가 함께 맞추어야 할 주파수는 무엇인가? 



R.E.M -  What’s the Frequency, Kenneth? /  Monstor / 1994


"What's the frequency, Kenneth?" is your Benzedrine, uh-huhI was brain-dead, locked out, numb, not up to speedI thought I'd pegged you an idiot's dreamTunnel vision from the outsider's screen
I never understood the frequency, uh-huhYou wore our expectations like an armored suit, uh-huh
I'd studied your cartoons, radio, music, TV, movies, magazinesRichard said, "Withdrawal in disgust is not the same as apathy"A smile like the cartoon, tooth for a toothYou said that irony was the shackles of youth
You wore a shirt of violent green, uh-huhI never understood the frequency, uh-huh
"What's the frequency, Kenneth?" is your Benzedrine, uh-huhButterfly decal, rearview mirror, dogging the sceneYou smile like the cartoon, tooth for a toothYou said that irony was the shackles of youth
You wore a shirt of violent green, uh-huhI never understood the frequency, uh-huhYou wore our expectations like an armored suit, uh-huhI couldn't understand
You said that irony was the shackles of youth, uh-huhI couldn't understandYou wore a shirt of violent green, uh-huhI couldn't understandI never understood, don't fuck with me, uh-h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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