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음악으로 듣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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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오늘, 말보다는 조용한 노래로 Tears in Heaven – Eric Clapton

공식 관리자
2026-04-15
조회수 148

상실의 오늘, 말보다는 조용한 노래로

Tears in Heaven – Eric Clapton / Unplugged /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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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참 젊은 나이임은 틀림없지만, 요즘 들어 상실의 아픔을 떠올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탓인지 아니면 세상이 어수선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문득문득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떠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내가 맞이할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그려보는 상상도 제법 한다. 조금은 의무감으로 찾아가던 상갓집의 발걸음도 전보다 무거워졌다. 그리고 집을 나서는 가족을 현관까지 배웅하고 눈을 마주 보며 인사하려는 습성도 생겨났다. 말로 표현하기 거북한 ‘혹여나 하는 마음’에서 기인한 일종의 강박처럼.


그러다 보니, 마음 한구석에 가시처럼 돋아있는 두려움과 쓸쓸함 그리고 맥락 없이 찾아오는 허무를 현명하게 다스릴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해졌다. 나보다 인생의 경험이 많은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영화나 드라마, 책을 고를 때도 주제는 ‘상실’이 되었다. 아마도 살아가며 지나가야 하는 또 하나의 길이고 이 여정을 지나며 또 한 뼘 성숙해질 거라 믿고 있지만, 이 실존적 물음을 맞대고 있는 지금이 쉽지는 않다. 누군가 시원스레 이 가시 같은 감정의 근원을 밝혀주고, 이를 다스릴 해법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음악을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휴대폰 화면에 ‘상실’을 새긴다. 음악은 감정이 갈구하는 질문에 대한 뚜렷한 답을 내주긴 어려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상실’을 키워드로 더듬더듬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책이나 영상이 던지는 많은 말들보다 때론 더 따듯한 위로, 때론 더 선명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그렇게 음악을 찾아 들을 때면, 밑도 끝도 없는 나락으로 감정을 떨어뜨리는 음악부터 따스하게 위로를 건네는 노래까지, 수많은 노래들이 나의 감정을 감싼다. 결국 ‘상실’의 아픔과 두려움이라는 것이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가장 보편의 정서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어디쯤 에릭 클랩튼 (Eric Clapton)의 <Tears in Heaven>이 있다.


1945년 영국 리플리 출생의 에릭 클랩튼은 과연 부연이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대중적 사랑과 음악적 찬사를 동시에 받아온 뮤지션이다. 그는 야드버즈 (The Yardbirds), 크림 (Cream), 데릭 앤 더 도미노스 (Derek and the Dominos) 등의 밴드를 거치며,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또 가수이자 작곡가로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평가받는다. 


에릭 클랩튼은 소위 (유치하지만) 세계 3대 기타리스트(지미 페이지, 제프 백과 함께) 중 하나로 불리며 특유의 느리지만 정교한 연주 스타일로 ‘슬로우 핸드’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Layla>, <Wonderful Tonight>, <Cocaine> 등을 히트시킨 그는 블루스 뿐만 아니라 록, 팝,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특한 음악 스타일을 구축하며 그래미를 포함한 수많은 상을 휩쓸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뮤지션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를 향한 찬사와 성공의 서사와는 달리 이 곡 <Tears in Heaven>은 제목 그대로 에릭 클랩튼이 겪은 상실에 관한 노래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에릭 클랩튼은 자신의 4살 난 아들이 그의 집 53층 창문에서 추락하여 사망하는 끔찍한 비극을 겪는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Tears in Heaven>은 그렇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의 아들 코너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에릭이 눈물로 만든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의 배경에는 4살 난 아들의 상실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Tears in Heaven>의 숨은 배경에는 에릭 클랩튼 아들의 비극이 있기 불과 몇 달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또 하나의 위대한 뮤지션 스티비 레이본(Stevie Ray Vaughan)의 비극도 담겨 있다. 


스티비 레이본 또한 에릭 클랩튼 만큼 블루스와 기타 세계의 전설적인 뮤지션이었다. 스티비는 당시 에릭 클랩튼과 함께 공연을 다니며 연주했는데, 열광적인 무대를 마친 후 돌아가는 길에 헬기가 추락하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져야 했다. 그의 당시 나이 35세.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스티비가 탑승했던 헬기가 원래 에릭 클랩튼이 탑승하려고 했던 것이며, 에릭의 양보로 스티비가 타게 되었다는 것이다.


스티비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에릭 클랩튼은 충격에 빠지게 되고, 안타까운 스티비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노래를 만들던 중, 또다시 아들의 비극마저 겪게 된다. 그렇게 동료의 죽음과 어린 아들의 비극에 죄책감과 아픔으로 만들어진 노래가 바로 <Tears in Heaven>이다. 


<Tears in Heaven>에는 상실에 대한 짙은 그리움과 아픔이 배어있지만 그러면서도 강해져야 하고 무릎 꿇지 않고 길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어쩌면 조금 뻔한 이 가사가 따듯한 서정의 멜로디에 실려 바람처럼 공감과 지혜로 다가온다. 그리고 마치 나의 고뇌가 결코 풀 수 없는 삶의 숙명이 아니겠냐고 읊조리듯 에릭은 노래한다. 


“왜냐하면 난 알고 있어, 난 아직 천국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사실, 


오늘은 우리 공동체가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마주한 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아이들과 여전히 그날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갈 모두에게. 말을 더 보태기보다 조용히 이 노래로 함께 하고자 한다.



https://youtu.be/tUU1GLMdnkM?si=V5El4GvWemD8pQ5D

Tears in Heaven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Would you hold my hand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you help me stand if I saw you in heaven?
I'll find my way through night and day,
'Cause I know I just can't stay here in heaven.

Time can bring you down, time can bend your knees.
Time can break your heart, have you begging please, begging please.

Beyond the door there's peace I'm sure,
And I know there'll be no more tears in heaven.

Would you know my name if I saw you in heaven?
Would it be the same if I saw you in heaven?
I must be strong and carry on,
'Cause I know I don't belong here in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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