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이 시기는 의례 희망과 기대가 앞서는 때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비명에 가깝다. 크림반도에서 울려 퍼진 총성은 여전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자지구의 공습과 학살은 해가 바뀌어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적 폭력이 자행되고 있으며, 사망자는 2천 5백 명에 이른다는 보고도 나온다.
자유 진영의 파수꾼을 자처해 온 미국의 행보 역시 혼란스럽기만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이민자 박해 정책으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잇따르며, 연방 곳곳이 혼란에 빠졌다. 석유 이권을 둘러싸고 한 국가의 현직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장면은 충격과 당혹을 동시에 안겼다. 상식을 벗어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와 미국 외교의 변덕 속에서 유럽은 재무장을 서두르고, 세계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그린란드’ 문제는 국제 정세에 또 하나의 불안한 트리거로 남아있다.
새해 벽두부터 말 그대로 ‘대혼란’이다. 이는 결코 먼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양안 문제를 비롯해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과 캄보디아의 분쟁, 미얀마 내전까지 아시아 곳곳이 화약고다. 오히려 70여 년째 종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반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일까.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희망이라기보다, 절망과 분노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현실과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노래가 있다. 바로 브라질의 스레시 메탈(Trash Metal) 밴드 세풀투라(Sepultura)의 <Refuse/Resist>이다. 이 노래가 실린 그들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의 제목은 <Chaos A.D.(혼란의 시대)>다.
<Refuse/Resist>는 심장 박동 소리로 시작된다. 생존을 알리는 가장 원초적인 리듬 위에 총성을 연상시키는 드럼 비트가 겹치며 곧바로 거칠고 무거운 기타 리프가 몰아친다. 그리고 그 위에 울리는 보컬 막스 카발레라(Max Cavalera)의 절규는 우리를 혼돈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붙인다.
“거리의 전차”, “경찰과 시민의 대치”, “격분한 군중”, “불타는 자동차”, “린치가 시작되고 질서는 붕괴하고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다”는 가사처럼 노래는 서사라기 보다 사건의 나열에 가깝다. 그러나 노래의 그루브와 절규에 몸을 맡기다 보면, 우린 어느새 그 급박하고 잔인한 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세풀투라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Belo Horizonte) 출신의 밴드로, 군부독재와 극심한 빈부격차, 경찰 폭력 속에서 성장했다. 〈Refuse/Resist〉는 바로 그 현실에 대한 노래였다. 이 곡이 발표된 1990년대 초반은 브라질이 군사독재 이후 민주화로 넘어가던 시기였지만, 국가 폭력과 사회적 불평등은 여전히 일상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Chaos A.D.”라는 반복되는 구호는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가리키지 않는다. 이 혼란은 과거의 사건도, 어느 한 나라의 특수한 상황도 아니다. 30여 년 전에 발표된 이 노래가 여전히 현재형인 이유다.
〈Refuse/Resist〉가 노래하는 것은 ‘거부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다. 노래는 “Silence means death(침묵은 죽음을 뜻한다)”라는 문장으로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중립은 존재하지 않으며, 침묵은 언제나 폭력의 편이라는 냉혹한 진단이다. 그래서 단호히 반복한다. “Refuse. Resist.”
이 노래가 우리에게 더욱 더 흥미로운 건 세풀투라의 연주 장면과 세계 곳곳의 시위 장면으로 구성된 뮤직비디오인데, 이 시위 장면의 대부분이 한국의 시위대와 전경의 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90년대 초 한국의 세계적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이루어낸 민주적 풍경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새해 초 가볍지 않은 주제와 노래를 소개하며 마음이 좀 심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이 이러하니 어찌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거부하고, 저항하며 살아갈 수 밖에.
새해가 밝았다. 이 시기는 의례 희망과 기대가 앞서는 때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희망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비명에 가깝다. 크림반도에서 울려 퍼진 총성은 여전히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자지구의 공습과 학살은 해가 바뀌어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적 폭력이 자행되고 있으며, 사망자는 2천 5백 명에 이른다는 보고도 나온다.
자유 진영의 파수꾼을 자처해 온 미국의 행보 역시 혼란스럽기만 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이민자 박해 정책으로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이 잇따르며, 연방 곳곳이 혼란에 빠졌다. 석유 이권을 둘러싸고 한 국가의 현직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장면은 충격과 당혹을 동시에 안겼다. 상식을 벗어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와 미국 외교의 변덕 속에서 유럽은 재무장을 서두르고, 세계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그린란드’ 문제는 국제 정세에 또 하나의 불안한 트리거로 남아있다.
새해 벽두부터 말 그대로 ‘대혼란’이다. 이는 결코 먼 나라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양안 문제를 비롯해 인도와 파키스탄, 태국과 캄보디아의 분쟁, 미얀마 내전까지 아시아 곳곳이 화약고다. 오히려 70여 년째 종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반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래서일까.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희망이라기보다, 절망과 분노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현실과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노래가 있다. 바로 브라질의 스레시 메탈(Trash Metal) 밴드 세풀투라(Sepultura)의 <Refuse/Resist>이다. 이 노래가 실린 그들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의 제목은 <Chaos A.D.(혼란의 시대)>다.
<Refuse/Resist>는 심장 박동 소리로 시작된다. 생존을 알리는 가장 원초적인 리듬 위에 총성을 연상시키는 드럼 비트가 겹치며 곧바로 거칠고 무거운 기타 리프가 몰아친다. 그리고 그 위에 울리는 보컬 막스 카발레라(Max Cavalera)의 절규는 우리를 혼돈과 혼란의 소용돌이로 몰아붙인다.
“거리의 전차”, “경찰과 시민의 대치”, “격분한 군중”, “불타는 자동차”, “린치가 시작되고 질서는 붕괴하고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다”는 가사처럼 노래는 서사라기 보다 사건의 나열에 가깝다. 그러나 노래의 그루브와 절규에 몸을 맡기다 보면, 우린 어느새 그 급박하고 잔인한 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생생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세풀투라는 브라질 벨루오리존치(Belo Horizonte) 출신의 밴드로, 군부독재와 극심한 빈부격차, 경찰 폭력 속에서 성장했다. 〈Refuse/Resist〉는 바로 그 현실에 대한 노래였다. 이 곡이 발표된 1990년대 초반은 브라질이 군사독재 이후 민주화로 넘어가던 시기였지만, 국가 폭력과 사회적 불평등은 여전히 일상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Chaos A.D.”라는 반복되는 구호는 특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가리키지 않는다. 이 혼란은 과거의 사건도, 어느 한 나라의 특수한 상황도 아니다. 30여 년 전에 발표된 이 노래가 여전히 현재형인 이유다.
〈Refuse/Resist〉가 노래하는 것은 ‘거부할 것인가, 순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다. 노래는 “Silence means death(침묵은 죽음을 뜻한다)”라는 문장으로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 중립은 존재하지 않으며, 침묵은 언제나 폭력의 편이라는 냉혹한 진단이다. 그래서 단호히 반복한다. “Refuse. Resist.”
이 노래가 우리에게 더욱 더 흥미로운 건 세풀투라의 연주 장면과 세계 곳곳의 시위 장면으로 구성된 뮤직비디오인데, 이 시위 장면의 대부분이 한국의 시위대와 전경의 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90년대 초 한국의 세계적 이미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이루어낸 민주적 풍경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새해 초 가볍지 않은 주제와 노래를 소개하며 마음이 좀 심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이 이러하니 어찌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거부하고, 저항하며 살아갈 수 밖에.
Refuse/Resist
Chaos A.D.
Tanks on the streets
Confronting police
Bleeding the plebs
Raging crowd
Burning cars
Bloodshed starts
Who'll be alive?
Chaos A.D.
Army in siege
Total alarm
I'm sick of this
Inside the state
War is created
No man's land
What is this shit?
Refuse
Resist
Refuse
Chaos A.D.
Disorder unleashed
Starting to burn
Starting to lynch
Silence means death
Stand on your feet
Inner fear
Your worst enemy
Refuse
Resist
Refuse
Resist
혼돈의 시대,
거리에는 전차가 깔리고
경찰과 시민이 서로를 겨눈다
피 흘리는 건 늘 힘없는 사람들
격분한 군중,
불타는 자동차들
유혈 사태가 시작되고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혼돈의 시대,
군대는 도시를 포위하고
경보는 전면으로 울린다
이 모든 게 역겹다
국가라는 이름의 내부에서
전쟁은 만들어지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땅,
이게 도대체 뭐냐
거부하라
저항하라
거부하라
혼돈의 시대,
질서는 붕괴되고
불길이 번지기 시작한다
린치가 시작되고
침묵은 곧 죽음이다
지금 일어서라
네 안의 공포와 마주하라
가장 위험한 적은
늘 네 안에 있다
거부하라
저항하라
거부하라
저항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