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음악으로 듣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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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겨 버린 신념의 언어 ‘정의’ -…And Justice for All -Metallica

공식 관리자
2025-09-28
조회수 511

빼앗겨 버린 신념의 언어 ‘정의’
Metallica, -…And Justice for All / …And Justice for All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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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탈리카(Metallica)의 <…And Justice for All>을 언제나 밴드 최고의 명곡 중 하나라고 여겨왔다. <…And Justice for All>은 1988년 메탈리카의 네 번째 정규 앨범 “…And Justice for All”에 실린 동명의 싱글이다. 9분이 넘는 런닝타임 동안 무겁게 깔려 몰아치는 기타 리프와 “사라지고, 유린당하고, 떠나버린 정의”를 노래하는 제임스 헷필드(James Hetfield)의 절규에 메탈리카의 음악적 정수가 담겨 있다.


메탈리카는 1981년 결성 이후 스래시 메탈(Thrash Metal)이라는 장르를 대중음악의 주류로 끌어 올린 밴드다. 이들은 초기부터 사회 부조리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날카롭게 노래해 왔다. 특히 이 곡이 실린 네 번째 앨범 “…And Justice for All”은 베이시스트 클리프 버튼(Cliff Burton)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내놓은 그들의 처절한 기록이다. 이 음반은 복잡하고도 정교한 구성과 냉소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노랫말을 담아낸 명반으로 평가된다. 


<…And Justice for All>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불의가 자행되는 현실, 다시 말해 돈과 권력, 허영심에 찌든 정의를 절규하듯 폭로한다. 제목은 “모두를 위한 정의”를 말하지만, 정작 음악이 노래하는 것은, 정의의 부재와 그것을 무력화시킨 권력과 힘에 대한 분노다. 압도적인 사운드에 이끌려 들었던 노래가 지금에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 ‘정의’라는 말의 무게 때문이다.


최근 ‘사법 개혁’을 둘러싼 정국의 혼란을 지켜보며, 나는 메탈리카의 이 노래를 거듭 떠올렸다. 한쪽은 ‘법치’의 이름으로, 다른 한쪽은 ‘개혁’의 이름으로 제각각 정의를 외친다. 거대 권력들이 각자의 명분을 방패 삼아 격돌하는 이 전쟁터에서 들려오는 ‘정의’란, 실상 따뜻한 내일을 꿈꾸며 소박한 하루를 버텨내는 평범한 시민의 일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다.


한때 ‘정의’라는 단어는 언제나 옳음의 편에 서 있는 듯 보였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연대와 공감의 언어였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듯, 정의는 힘 있고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전유물이 되었다. 권력이 정의를 자신의 편으로 호명하는 순간, 정의는 보편적인 도덕적 저울이기를 멈추고 승자의 전리품이 된다. 감시받아야 할 권력이 도리어 정의의 집행자를 자처할 때, 정의는 고유의 빛을 잃고 오직 권력을 정당화하는 장식품으로 남을 뿐이다.


더욱이 어느 편에 서느냐,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정의의 색깔마저 달라진다. 어느덧 정의는 진영의 언어가 되었으며, 갈기갈기 찢긴 사회에서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흔들어대는 분노의 깃발로 변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정의? 아직도 그런 달달한 것이 남아 있는가?”라는 영화 <내부자들>속 대사가, 여전히 우리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정의가 더 이상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도덕적 신념의 언어가 아닌 냉소와 피로의 언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의가 통치의 도구로 쓰이면 쓰일수록, 시민들의 마음속에 정의의 자리는 퇴색된다.


메탈리카는 <…And Justice for All>을 통해 정의가 사라진 현실을 넘어, 그 정의가 어떻게 '살해'당하고 있는지를 폭로한다. 제임스 헷필드의 "진실은 끝났어! 정의는 유린당했어!"라는 절규는 단순히 법의 부재를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라는 거대한 장치 속에서 정의라는 가치가 얼마나 무참히 짓밟히고 도구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처절한 증언이다. 


앨범 커버 속 눈을 가린 채 저울을 들고 서 있는 정의의 여신(Lady Justice)이 쇠사슬에 묶여 위태롭게 흔들리듯, 차가운 장식품으로 전락한 정의 앞에서 시민들이 마주하는 것은 공정함이 아니라, 법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증오와 복수의 악순환이다.


그러니 어쩌면 정의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제도를 고치기에 앞서, 우리의 태도와 감각을 돌아보는 것이다. 약자의 자리에서 불평등을 외면하지 않는 시선, 타인의 고통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마음, 그것이 바로 정의의 출발점이 아닐까? 


진정한 정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억누르거나 승리의 깃발을 꽂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소외된 이들의 권리를 회복시키고,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치유의 과정이어야 한다. 


언제부턴가 정의란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언어로 쓰이지만, 사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신념이어야 한다. 그런 신념 위에 서 있지 않은 ‘정의’. 그저 서로를 몰아붙이는 싸움을 통해 만들어진‘정의’란 어쩌면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정치와 권력이 정의를 독점하려 할 때,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한다. 


“정의는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정의라 부를 수 있는가.”




…And Justice for All


Halls of justice painted green
Money talking
Power wolves beset your door
Hear them stalking
Soon you’ll please their appetite
They devour
Hammer of justice crushes you
Overpower

The ultimate in vanity
Exploiting their supremacy
I can’t believe the things you say
I can’t believe
I can’t believe the price you pay
Nothing can save you

Justice is lost
Justice is raped
Justice is gone
Pulling your strings
Justice is done
Seeking no truth
Winning is all
Find it so grim
So true
So real

Apathy their stepping stone
So unfeeling
Hidden deep animosity
So deceiving
Through your eyes their light burns
Hoping to find
Inquisition sinking you
With prying minds

The ultimate in vanity
Exploiting their supremacy
I can’t believe the things you say
I can’t believe
I can’t believe the price you pay
Nothing can save you

Justice is lost
Justice is raped
Justice is gone
Pulling your strings
Justice is done
Seeking no truth
Winning is all
Find it so grim
So true
So real

Lady Justice has been raped
Truth assassin
Rolls of red tape seal your lips
Now you’re done in
Their money tips her scales again
Make your deal
Just what is truth? I cannot tell
Cannot feel

The ultimate in vanity
Exploiting their supremacy
I can’t believe the things you say
I can’t believe
I can’t believe the price you pay
Nothing can save you

Justice is lost
Justice is raped
Justice is gone
Pulling your strings
Justice is done
Seeking no truth
Winning is all
Find it so grim
So true
So real

Seeking no truth
Winning is all
Find it so grim
So true
So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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