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Mr. President – P!nk / I'm Not Dead / 2006 (Feat. Indigo Girls)
새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했다. 또 한 번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국 정치사의 비극 위에 세워진 정부다. 그래서일까? 시민들의 마음도 복잡하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정치의 본령을 떠올리자. 바로 ‘평범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 말이다.
여기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 있다. 노래라는 형식의 이 서한은 그 선율만큼 절절한 ‘메세지’와 하모니만큼 깊은 ‘울림’이 있다. 이 서한은 탄탄한 음색과 가창력으로 유명한 미국의 팝가수 핑크(P!nk)가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조지 W.부시(George W.Bush)에게 띄운 메시지다. 제목은 <친애하는 대통령께 (Dear Mr. President)>.
비록 시대와 대상은 다르지만, 이 노래를 선정한 이유가 있다. 혹여 새롭게 국정을 운영할 대통령을 두고 설익은 비판을 하려 한다는 오해는 말자. 미리 밝히자면 절실하고 고달픈 서민들의 삶을 다루는 것이 첫 번째 정치의 본령임을 이 담대한 예술을 빌어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핑크의 <Dear Mr. President>는 “친애하는 대통령께, 저와 함께 잠시 걸을까요? 우리가 동등한 사람으로 솔직히 대화할 수 있다면, 몇 가지 묻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라고 운을 띄운 후 질문을 이어간다.
그녀는 거리 노숙자의 삶, 전쟁과 폭력으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가족, 실업과 빈곤으로 삶이 붕괴한 이들, 최저임금으로 자식을 키워야 하는 삶 등을 호명하며 “당신은 어떻게 잠에 들 수 있나요?”, “자기 전 당신은 누굴 위해 기도하나요?”라며 묻는다. 또한 ‘이라크 전쟁’, ‘아동 낙오 방지법’, ‘동성 결혼 반대’와 소수자 혐오 등 당대 이슈에 대담히 맞서며 “당신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나요?”라며 노래한다.
이렇듯 에두르지 않는 그녀의 비판과 날카로운 질문이 가득한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 <Dear Mr. President>는 왠지 서정적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비판하는 노래가 서정적일 수 있는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멜로디에 있지 않다. 이 노래가 서정적일 수 있는 이유는 곧 정치의 본령 즉, 서민들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온갖 욕망의 표상이 대체하더니, 이제는 공감의 언어가 사라져 버린 자리, 어느새 그 잘난 ‘심판’과 ‘섬멸’의 언어만 난무하기 시작했다. 우린 오랜 내전과도 같은 정치적 공회전의 매캐한 연기에 취해, 정치의 본질마저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핑크 스스로가 이 노래를 대하는 태도다. 조지 W.부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노래가 단순히 “부시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가 아님”을 강조한다. 그녀는 이어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문이라 생각한다”며 본인의 노래가 정말 대통령에게 묻고 논쟁하고 싶은 질문이었음을 상기시킨다.
풍자와 비판, 예술, 표현의 자유라는 아슬한 선 위에서 핑크는 ‘정확한 비판’과 ‘겸손’ 그리고 ‘과하지 않음’을 통해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품위와 작품을 지켰다. 더불어 비판하려던 대상(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갖추며 스스로의 품격 또한 잃지 않았다. 그녀는 M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반대 의견을 가지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나라에 산다는 사실에 대통령도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핑크의 <Dear Mr. President>는 어쩌면 그리 대단한 노래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핑크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모두 옳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치의 본령과 정치가 들여다보아야 할 대상 그리고 정치가 다뤄야 할 얘기를 이처럼 따듯한 공감으로 호소력 있게 전달하기에 충분히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우리 대통령도 꼭 이 노래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정치의 본령을 잃지 않는 지도자가 되길 바라본다.
나오며.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직후 한 팬으로부터 노래의 업데이트 버전에 대한 질문을 받은 핑크는 한 마디로 그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 부끄러운 사람에겐 할 말이 없다.”
Dear Mr. President Come take a walk with me Let's pretend we're just two people and You're not better than me I'd like to ask you some questions if we can speak honestly
What do you feel when you see all the homeless on the street? Who do you pray for at night before you go to sleep? What do you feel when you look in the mirror? Are you proud?
How do you sleep while the rest of us cry? How do you dream when a mother has no chance to say goodbye?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Can you even look me in the eye And tell me why?
Dear Mr. President We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How can you say No child is left behind? We're not dumb, and we're not blind They're all sitting in your cells While you pave the road to hell
What kind of father would take his own daughter's rights away? And what kind of father might hate his own daughter if she were gay? I can only imagine what the first lady has to say You've come a long way from whiskey and cocaine
How do you sleep while the rest of us cry? How do you dream when a mother has no chance to say goodbye?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Can you even look me in the eye?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Minimum wage with a baby on the way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Rebuilding your house after the bombs took them away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Building a bed out of a cardboard box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Hard work Hard work You don't know nothing 'bout hard work Hard work Hard work Oh
How do you sleep at night?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Dear Mr. President You'd never take a walk with me Would you?
친애하는 대통령께
Dear Mr. President – P!nk / I'm Not Dead / 2006 (Feat. Indigo Girls)
새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했다. 또 한 번 ‘대통령 탄핵’이라는 한국 정치사의 비극 위에 세워진 정부다. 그래서일까? 시민들의 마음도 복잡하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정치의 본령을 떠올리자. 바로 ‘평범한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 말이다.
여기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 있다. 노래라는 형식의 이 서한은 그 선율만큼 절절한 ‘메세지’와 하모니만큼 깊은 ‘울림’이 있다. 이 서한은 탄탄한 음색과 가창력으로 유명한 미국의 팝가수 핑크(P!nk)가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던 조지 W.부시(George W.Bush)에게 띄운 메시지다. 제목은 <친애하는 대통령께 (Dear Mr. President)>.
비록 시대와 대상은 다르지만, 이 노래를 선정한 이유가 있다. 혹여 새롭게 국정을 운영할 대통령을 두고 설익은 비판을 하려 한다는 오해는 말자. 미리 밝히자면 절실하고 고달픈 서민들의 삶을 다루는 것이 첫 번째 정치의 본령임을 이 담대한 예술을 빌어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핑크의 <Dear Mr. President>는 “친애하는 대통령께, 저와 함께 잠시 걸을까요? 우리가 동등한 사람으로 솔직히 대화할 수 있다면, 몇 가지 묻고 싶은 것들이 있어요.”라고 운을 띄운 후 질문을 이어간다.
그녀는 거리 노숙자의 삶, 전쟁과 폭력으로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가족, 실업과 빈곤으로 삶이 붕괴한 이들, 최저임금으로 자식을 키워야 하는 삶 등을 호명하며 “당신은 어떻게 잠에 들 수 있나요?”, “자기 전 당신은 누굴 위해 기도하나요?”라며 묻는다. 또한 ‘이라크 전쟁’, ‘아동 낙오 방지법’, ‘동성 결혼 반대’와 소수자 혐오 등 당대 이슈에 대담히 맞서며 “당신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있나요?”라며 노래한다.
이렇듯 에두르지 않는 그녀의 비판과 날카로운 질문이 가득한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 <Dear Mr. President>는 왠지 서정적이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비판하는 노래가 서정적일 수 있는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멜로디에 있지 않다. 이 노래가 서정적일 수 있는 이유는 곧 정치의 본령 즉, 서민들의 삶과 감정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사라졌다. 그 자리를 온갖 욕망의 표상이 대체하더니, 이제는 공감의 언어가 사라져 버린 자리, 어느새 그 잘난 ‘심판’과 ‘섬멸’의 언어만 난무하기 시작했다. 우린 오랜 내전과도 같은 정치적 공회전의 매캐한 연기에 취해, 정치의 본질마저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핑크 스스로가 이 노래를 대하는 태도다. 조지 W.부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이 노래가 단순히 “부시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가 아님”을 강조한다. 그녀는 이어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리는 것 같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질문이라 생각한다”며 본인의 노래가 정말 대통령에게 묻고 논쟁하고 싶은 질문이었음을 상기시킨다.
풍자와 비판, 예술, 표현의 자유라는 아슬한 선 위에서 핑크는 ‘정확한 비판’과 ‘겸손’ 그리고 ‘과하지 않음’을 통해 스스로 예술가로서의 품위와 작품을 지켰다. 더불어 비판하려던 대상(조지 부시 대통령)에 대한 예의도 갖추며 스스로의 품격 또한 잃지 않았다. 그녀는 M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반대 의견을 가지고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나라에 산다는 사실에 대통령도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핑크의 <Dear Mr. President>는 어쩌면 그리 대단한 노래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핑크의 의견이 정치적으로 모두 옳다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정치의 본령과 정치가 들여다보아야 할 대상 그리고 정치가 다뤄야 할 얘기를 이처럼 따듯한 공감으로 호소력 있게 전달하기에 충분히 들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는 우리 대통령도 꼭 이 노래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정치의 본령을 잃지 않는 지도자가 되길 바라본다.
나오며.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직후 한 팬으로부터 노래의 업데이트 버전에 대한 질문을 받은 핑크는 한 마디로 그의 제안을 일축했다.
“이 부끄러운 사람에겐 할 말이 없다.”
Dear Mr. President
Come take a walk with me
Let's pretend we're just two people and
You're not better than me
I'd like to ask you some questions if we can speak honestly
What do you feel when you see all the homeless on the street?
Who do you pray for at night before you go to sleep?
What do you feel when you look in the mirror?
Are you proud?
How do you sleep while the rest of us cry?
How do you dream when a mother has no chance to say goodbye?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Can you even look me in the eye
And tell me why?
Dear Mr. President
We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Are you a lonely boy?)
How can you say
No child is left behind?
We're not dumb, and we're not blind
They're all sitting in your cells
While you pave the road to hell
What kind of father would take his own daughter's rights away?
And what kind of father might hate his own daughter if she were gay?
I can only imagine what the first lady has to say
You've come a long way from whiskey and cocaine
How do you sleep while the rest of us cry?
How do you dream when a mother has no chance to say goodbye?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Can you even look me in the eye?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Minimum wage with a baby on the way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Rebuilding your house after the bombs took them away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Building a bed out of a cardboard box
Let me tell you 'bout hard work
Hard work
Hard work
You don't know nothing 'bout hard work
Hard work
Hard work
Oh
How do you sleep at night?
How do you walk with your head held high?
Dear Mr. President
You'd never take a walk with me
Would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