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 음악으로 듣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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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의 도시에서, 기억의 도시로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 U2

공식 관리자
2025-11-27
조회수 231

개발의 도시에서, 기억의 도시로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 U2 / The Joshua Tree / 1987


외국의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거리와 건물은 오래되고 낡았지만, 그 속에 사람들의 시간과 흔적이 스며 있기에 느껴지는 멋과 낭만이 있다고. 반면 우리의 거리는 어떨까? 일 년 365일 공사가 멈추지 않고, 세우고, 무너뜨리고 더 크게 세우기를 반복하는 사이, 도시는 점점 과거의 기억을 잃어간다. 누군가의 삶을 품었던 건물은 금세 허물어지고, 그 자리는 늘 비슷한 형태의 아파트와 상가 그리고 무질서한 간판이 채워진다. 이런 도시 습성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사실 우린 너무나 잘 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외치지만, 그 말이 진심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모두가 부동산 가격이 미쳤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지만, 정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긴 한 걸까? 주택은 이미 ‘사는 곳’이 아닌 ‘사는 것’으로 기능한 지 오래다. 도시 계획이 ‘삶’이 아닌 ‘거래’의 언어이자 투자와 수익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종묘 앞 초고층 개발 논란도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세계유산인 종묘 주변의 경관을 해칠거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개발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한다. 물론 도시엔 때론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식의 재개발과 고층 빌딩이 우리 도시의 미래이자 혁신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가진 사람에게는 더 큰 이익을, 못 가진 사람에게는 ‘배앓이’를 동반한 더 큰 박탈감을 가져다주는 이 익숙한 방식을 우린 결코 벗어나지 못할 운명인가.


이쯤에서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아일랜드 그룹 유튜(U2)의 노래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을 떠올린다. 그룹의 보컬 보노는 이 노래에서 어떤 구획도, 신분도, 경계도 없는 벽이 허물어진 거리를 노래하며 이름 없는 거리와 도시를 꿈꾼다. 그러나 우린 거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의 도시는 왜 이름을 잃었는가?’라고 말이다. 


우리의 거리는 늘 과거를 지우고 현재를 덧칠하며 달려왔다.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쌓인 골목과 동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우리의 기억과 경험의 상실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흔적을 지우고 또 지우며, 결국 ‘이름 없는 거리’, ‘이름 없는 도시’라는 공허함으로 돌아왔다. 


도시의 가치는 건물의 높이나,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진짜 가치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흔적, 기억 그리고 삶이 소복이 담겨 쌓일 때 비로소 드러난다. 새롭되 오랜 것이 공존하고, 걷고 싶은 길과 머물고 싶은 장소가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거리는 사람을 담아내는 그릇이 아니라 밀어내고 구획 짓는 울타리로 변질되었다. 도시가 삶을 나누는 경계로, 개발은 그 경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에서 U2는 “우리는 여전히 짓고, 또 부수며, 사랑을 불태우고, 기억을 지워버리는 도시 속에서 살아간다”고 노래한다. 그러니 ‘그 벽 너머의 도시, 사는 곳이 계급이 되지 않고, 삶이 나뉘지 않는 곳을 상상하자’고 외친다. 그렇게 이름 없는 거리의 도시와 우리는 만난다. U2가 노래한 ‘이름 없는 거리’는 우리가 잃어버린 도시의 본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계를 허물고자 ‘이름 없는 거리’를 갈망하는 노래와 ‘이름을 되찾고자 하는 우리의 거리’는 다르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거리, 도시는 더 높은 건물, 더 많은 개발에 있지 않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사람의 삶이, 시간과 관계가 쌓여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거리이며 도시가 아닐까.


그래서 다시 묻는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고자 하는가.


https://youtu.be/O3CLBIL1J7o?si=TAGNvBPHC9zhpOHU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 U2


I want to run, I want to hideI wanna tear down the walls that hold me insideI wanna reach out and touch the flame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ha, ha, ha

I wanna feel sunlight on my faceI see that dust cloud disappear without a traceI wanna take shelter from the poison rain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Burning down love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It's all I can do

The city's a floodAnd our love turns to rust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Trampled in dust

I'll show you a placeHigh on the desert plain, yeah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oh, oh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We're still building then burning down loveBurning down loveAnd when I go there, I go there with youIt's all I can do

Our love turns to rust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Blown by the windOh, and I see loveSee our love turn to rustOh, we're beaten and blown by the windBlown by the windOh, when I go thereI go there with youIt's all I can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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