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도 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 - 권오재 정치발전소 운영위원

공식 관리자
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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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도 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_ 권오재 정치발전소 운영위원 (전 청와대 행정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대통령에 대한 우스울 정도의 충성경쟁, 윤심팔이는 대통령과 국민의힘 모두의 지지도와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이다”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며 소위 당내 ‘윤핵관’들을 작심하고 비판한 내용이다. 현재 가장 절정의 힘을 가지고 막무가내로 휘두르고 있는 권력자들을 향한 거침없는 비판이라는 점,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짚고 이를 피해가지 않고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은 새로운 변화의 기대감을 주고 있다. 


정의당 대표 선거에 나섰던 조성주 전 정책위부의장은 정의당의 상징과도 같은 "6411 버스에서 내리자"는 도발적인 구호를 제시하면서, 진보정당에서 금기시 되어온 직무급제 논의 그리고 노동을 넘어 산업과 경제 정책의 전환을 주장하는 등 치열한 내부 토론을 도모했다


민주당 이야기를 하겠다면서 타 정당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들과 뚜렷하게 비교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새로운 생각과 뜻을 가진 젊은 정치인들의 도전이 있어왔고, 신선하고 때로는 무모해 보이기까지하는 시도들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어왔다. 저 멀리 김영삼, 김대중의 ‘40대 기수론’에서부터 ‘젊은피 수혈’로 명명됐던 386의 등장, 그리고 각 정당 소장파의 정풍운동까지 우리는 떠올리게 된다.


앞서의 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기운으로 기존의 문법과 관례를 부수면서 한국 정치에 숨결을 불어넣은 일들은 민주당이 주도해왔다.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문제의 핵심으로 직진하고, 비판의 대상이 문제가 아닌 힘을 가진 사람이라 하여도 개기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기개가 있었다. 이런 도전은 ‘구상유취(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라는 비아냥을 들었을지언정 스스로의 정치적 힘을 키울뿐 아니라, 국민의 지지로 옛것을 밀어내면서 한국 정치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오늘의 민주당으로 돌아와보자. 민주당에 많은 젊은 정치인들이 있다. 저마다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들의 금기를 깨는 도전, 눈치보지 않는 소신, 미움받더라도 할 말을 하는 용기가 있는지 물어보게 된다. 과연 민주당이 국민과 괴리되고,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들은 두 팔을 걷어부치고 우리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정직하고, 용기있게 이야기 하고 있는가. 


혹여라도 젊은 정치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할 말은 하고, 부딪혀 보는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내일의 공천을 위해 오늘의 문제에 눈을 감고 ‘형님동생’의 관계에 연연하고 있다면 그건 주민등록상 나이만 젊을 뿐 더 이상 신선한 정치도, 감동을 주는 정치도, 더 나아가 민주당다운 정치도 아닐 것이다. 


말도 잘 들으면서 기존의 질서를 바꿀 수는 없다. 부디 민주당 젊은 정치인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출처] 할 말도 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젊은 정치|작성자 권김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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