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미나 후기: 감정과 민주주의를 갈무리하며>
민주주의에서 감정이란 개념은 종종 무시되기 쉽다. 감정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고, 쉽게 선동의 도구로 활용되어 전체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은 단순히 개인의 기분 차원이 아니라, 사회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는 선거용 슬로건에 감정을 얹는 것을 넘어, 사회의 ‘공적 감정’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번 <감정과 민주주의> 세미나 마지막 주에는, 그동안 공부해온 '감정'을 바탕으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치적 대안을 이야기했다. 토론에 앞선 발제에서는 한국 사회의 혐오 정서가 ‘고립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은 흔히 ‘한(恨)의 민족’이라 불린다. 과거에는 공동체 안에서 억제되거나 예술로 승화되었던 이 감정이, 지금은 공동체의 부재 속에서 즉각적인 분노와 혐오로 표출되고 있다.
‘공적 감정’을 형성하려면 개인의 감정을 사회적으로 공유 가능한 감정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타자에 대한 동정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 연대의식 같은 감정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현재는 감정이 고립되고 사유화된 채, 혐오와 분열의 자원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참여자 중 한 분은 “감정을 나눌 공간이 없어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마을이나 지역, 노동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공동체는 사라졌고, 지금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공감보다 분열을 더 자주 생산한다. 공적 감정을 만들어낼 기반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맞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과 관계의 틀을 상상하고 실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정치는 감정을 다루기보다는 소비하거나 자극해왔다. 특히 진영 논리 속에서 혐오와 분노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단이 되었고, 우리는 어느 순간 그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세미나 내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결국 정치가 문제다", "SNS를 금지해야 한다", "전국민 스포츠를 강제해야 한다" 등, 자칫하면 회의주의나 전체주의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서로를 만나고 연결되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와야 한다. 만나서 화내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나누는 방식으로.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정치가 해낼 수 있다.
진지한 고민을 거친 것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신의 계시처럼 말해보자면, 그런즉 평등, 평화,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정치가 어떻게 사랑을 생산할 수 있을까.
4주간의 세미나를 마쳤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세미나 후기: 감정과 민주주의를 갈무리하며>
민주주의에서 감정이란 개념은 종종 무시되기 쉽다. 감정은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고, 쉽게 선동의 도구로 활용되어 전체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은 단순히 개인의 기분 차원이 아니라, 사회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는 선거용 슬로건에 감정을 얹는 것을 넘어, 사회의 ‘공적 감정’을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번 <감정과 민주주의> 세미나 마지막 주에는, 그동안 공부해온 '감정'을 바탕으로 우리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치적 대안을 이야기했다. 토론에 앞선 발제에서는 한국 사회의 혐오 정서가 ‘고립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인은 흔히 ‘한(恨)의 민족’이라 불린다. 과거에는 공동체 안에서 억제되거나 예술로 승화되었던 이 감정이, 지금은 공동체의 부재 속에서 즉각적인 분노와 혐오로 표출되고 있다.
‘공적 감정’을 형성하려면 개인의 감정을 사회적으로 공유 가능한 감정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타자에 대한 동정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 연대의식 같은 감정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하지만 현재는 감정이 고립되고 사유화된 채, 혐오와 분열의 자원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참여자 중 한 분은 “감정을 나눌 공간이 없어진 것 같다”고 얘기했다. 마을이나 지역, 노동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의 공동체는 사라졌고, 지금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공감보다 분열을 더 자주 생산한다. 공적 감정을 만들어낼 기반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 맞는 새로운 공동체 모델과 관계의 틀을 상상하고 실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정치는 감정을 다루기보다는 소비하거나 자극해왔다. 특히 진영 논리 속에서 혐오와 분노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단이 되었고, 우리는 어느 순간 그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세미나 내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결국 정치가 문제다", "SNS를 금지해야 한다", "전국민 스포츠를 강제해야 한다" 등, 자칫하면 회의주의나 전체주의로 오해받을 수도 있는 주장들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서 서로를 만나고 연결되고자 하는 열망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와야 한다. 만나서 화내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을 나누는 방식으로.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정치가 해낼 수 있다.
진지한 고민을 거친 것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세 가지가 있다. 신의 계시처럼 말해보자면, 그런즉 평등, 평화,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정치가 어떻게 사랑을 생산할 수 있을까.
4주간의 세미나를 마쳤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